[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전날 생중계된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신경전을 벌인 손석희 보도국 사장에게 "천하의 손박사도 당황할 때가 있네요. 미안합니다"라고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5일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부산 진구 삼광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전한 뒤 "바로 답장이 '선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왔는데 성이 많이 났더라. 화 많이 난 것 같더라"라고 껄껄 웃었다.
'손 사장과 신경전을 벌인 것 같다'는 질문에는 "신경전을 한 게 아니고, 손 박사와 저는 오랜 교분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재밌었을 것"이라며 "딱딱하게 하는 것보다도 그렇게 하는 것도 시청자를 즐겁게 해 주는 방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미리 계산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식으로 인터뷰하지 않는다. 대부분 (견해는) 머릿 속에 정리가 미리 돼 있다"고 받아 넘겼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일정을 마치고) KTX 타고 올라가면서 '손 박사를 생방송에서 한 번 재미있게 해줘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거듭 밝혔다.
|
|
|
▲ 사진=JTBC '뉴스룸' 캡처 |
후보 자격검증이 아닌 재미를 위해서 인터뷰한 것이냐는 취지의 지적에는 "정치란게 결국은 국민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통쾌하다'는 시청자 반응도 있다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으로 얘기한 건 아니고, 임의로 편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나는 어디 가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고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손 사장과의 인터뷰 장면을 게재한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25만을 넘겼다는 평가에는 "내가 그건 모르겠는데"라며 "내가 어려운 것(용어) 사용 안하고 편한 얘기만 하지 않나. 알아듣기 쉽게"라고 반응했다. 조회수 29만을 넘긴 해당 영상은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유튜브에서 삭제된 상태다.
앞서 전날 뉴스룸에서 손 사장은 홍 지사를 '무자격자'라고 지칭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언급을 빌려 답변을 요구했고, 홍 지사는 "(유 후보의 발언에 관해) 답변 안 하겠다. 자꾸 답변하면 기사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그래도 답변을 종용하자 그는 "손 박사도 재판 중인데 거꾸로 '방송하면 되냐' 라고 물을 때 어떻게 하시겠나"라고 받아쳤고, 손 사장은 "제가 방송할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냐"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일관되게 탄핵에 반대해온 김진태 한국당 의원을 '친박계로 보느냐'는 손 사장의 질문에 홍 지사는 "본인이 (경선) 토론 과정에서 (계파적) 친박 아니라고 수차례 이야기했다"며 "수차례 얘기했으니 친박이 아니라고 봐야한다"고 답했다.
손 사장이 '본인이 아니라면 그냥 친박이 아니게 되느냐'고 추궁하자 홍 지사는 "그럼 손 박사보고 내가 '민주당원이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것이냐"고 받아쳤다.
손 사장이 '물론 저는 아니다'라고 하자 홍 지사는 "그렇다. 본인 말을 믿어야지, (김 의원이) 재선 국회의원인데"라며 "오랜만에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하지 뭘 자꾸 따져요. 그거 작가가 써준대로 읽지 말고 그냥 편하게 물으시라"라고 도발했다.
손 사장이 '제가 지금 작가가 써준 걸 읽고 있지 않다'고 반발하자 "확실한가. 내 옆에서 딱 이야기하면 볼 수가 있는데 떨어져 있으니 볼 수가 없다"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날 홍 지사는 손 사장의 재판을 거론한 것은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이 불거진 탄핵 정국과는 무관하며,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유출 의혹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선 출구조사 관련해서 손 박사만 빠지고 실무자들이 재판받고 있는데 사장은 몰랐다고 했다"며 "재판을 받으면서 얼마나 황당했겠나. 마찬가지로 나도 성완종 모르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돈 받았다고 하니까 그 황당함을 비유해서 이야기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