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적극적 역할" 요청…北엔 "경거망동 말라" "핵 포기" 압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미·중 정상회담이 막을 내린 8일, 대선 채비 중인 정치권에서는 양국 정상이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한 점은 평가하면서도 뚜렷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안보 이해당사국'으로서의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북핵 해결 방안을 도출할 것을 주문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태도로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당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미중 정상이 북핵 위협에 대해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고 공동성명도 없이 마무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독자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한반도 안보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홍준표 대통령 후보가 범좌파진영이 집권 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선제타격 등 독자적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은 북한에는 "핵과 미사일로 야기된 엄중한 동북아 안보상황을 직시하고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대선후보가 입장문을 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심각성,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사드 배치에 대한 미측의 입장을 밝힌 건 적절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이어 "미국은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중국이 경제보복을 당장 중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후보는 "미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북핵 문제 해결의 역사적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우리 정부에는 "정상회담에 한국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광온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틀 간 진행된 트럼프 정부 첫 미중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면서도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해를 같이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그러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보다 구체적, 현실적인 구상을 갖고 미중을 미롯해 국제적 협력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 해결은 차기 정부의 최우선 핵심과제"라고 덧붙였다.

북한에는 "핵 개발을 즉각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와야 한다. 더 이상 무모한 핵 개발로 체제 붕괴를 재촉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전날(7일) 안철수 대선후보가 미중 정상회담 관련 언급한 사항으로 비추어 볼 수 있다.

안철수 후보는 전날 육군 제17보병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면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는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정부 측에는 "양국과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외교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중국 정부에는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해야할 것이고 미국에는 '전쟁은 절대 안된다, 당사자인 우리가 항상 협의해야 한다'는 뜻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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