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AB인베브 영향에 수입·수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하이트진로, 수입 맥주에 고전, 롯데 '순하리 처음처럼' 거품 꺼져
   
▲ 한 대형마트에서 진열돼 있는 주류 제품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주류업계가 지난해 실적을 대부분 발표한 가운데 오비맥주가 성장세를 이어갔고 국내 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에서 부진했고 롯데주류는 소주 시장에서 부진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1조54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1조4908억원 대비 3.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판관비 및 물류비가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37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4%대를 기록했다.  

오비맥주는 대주주가 세계 최대 맥주 기업인 AB인베브로 바뀌면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등의 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또한 지난해 단행한 맥주가격 인상도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카스 이외에도 호가든과 버드와이저 등을 국내서 생산하고 있고 스텔라 아르투아, 산토리 등의 맥주 브랜드를 AB인베브를 통해 수입하고 있다. 

또 오비맥주는 국내서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는 것에 대비해 제트엑스벤쳐스를 설립, AB인베브 소유의 미국 시카고 수제맥주 브랜드인 '구스 아일랜드'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이런 탓에 오비맥주의 상품매출은 2015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11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국내 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수입 맥주들의 시장이 커지면서 맥주 부문에서 부진했고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순하리'의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이 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조890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1조9074억원 대비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전년대비 7.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533억원에서 384억원으로 28.0% 크게 감소했다. 대신 판관비는 6998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마이너스 성장 배경은 맥주 부문의 영향이 컸다. 2015년 83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맥주부문은 지난해 8027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부문에서 부진했던 배경은 수입맥주 시장 성장 및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신규 브랜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싱하, 크로넨버그 1664블랑 등 수입맥주 사업을 하고 있지만 볼륨이 크지 않다. 2015년 9756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소주 부문은 지난해 1조278억원으로 5.4% 성장했다. 

클라우드와 처음처럼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주류도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롯데주류)의 매출액은 7330억원으로 2015년 7591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롯데주류의 실적 부진 배경은 한때 인기를 끌었던 과일 소주인 '순하리 처음처럼'의 거품이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하리의 매출은 약 400억원 줄었다.

롯데주류는 오는 6월 맥주2공장 완공 및 신규 맥주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어서 올해 맥주 부문의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 및 수제맥주들의 인기가 지속 커지면서 국내 브랜드들의 시장 위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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