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가 12일 경남지사 시절 시행해온 저소득층 자녀 대상 4단계 '희망사다리 교육지원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교 학자금 대출 무이자 전환과, 최대 70만원에 이르는 졸업유예생 등록금 납부를  하지만 홍 후보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만남으로 발표 현장에는 나서지 못했다.

한국당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인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후보 대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공약 취지에 대해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계층의 고착화,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개천에서 용 나는, 계층 이동이 역동적인 사회는 그동안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 원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희망 사다리를 한국당이 놓겠다"고 설명했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우선 '4단계 희망사다리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중위소득 이하 가정의 자녀들을 초등학교 입학부터 취업까지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교육 바우처를 제공하고, 대학생에게는 장학금 우선 지원과 함께 졸업과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대학 입시 관련 사교육비 부담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확대, EBS 프로그램 세분화를 통해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현행 연 2.5%인 취업 후 학자금 대출이자를 무이자로 전환해 신규 대출자들의 대학 등록금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취업 후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이 생기게 된 경우 대출 원금만을 갚도록 국가가 이자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자 중 5만5000여명이 가진 부실채권은 국민행복기금에 매각해 채무 부담을 완화시키겠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로는 현재 1만8000여명에 달하는 대학교 졸업유예생들에 대해, '0학점, 0원'을 원칙으로 최대 70만원에 이르는 졸업유예비용을 줄이도록 제도를 보완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넷 째로는 학제 개편을 거론했다. 정 권한대행은 "사회 변화에 맞는 다양한 인재들이 공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선거연령 인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학제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개편안에 대해서는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국가 미래에 관한 중요 과제이기 때문에 국민공감위원회를 구성, 검토해 2022년 정도 시행을 목표로 충분한 연구를 통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 권한대행은 중학교 과정에서 현행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로 확대 시행하고, 중학교 3학년~고교 3학년 교과과정에 직업·창업교육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고교 교육과정에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진로적성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학생 수준별 맞춤형 교육, 진로교육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정 권한대행은 "균등한 교육의 기회, 희망의 사다리가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당은 저소득층 서민 자녀가 당당하고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홍 후보는 이날 교육공약 발표에 앞서 사법시험을 존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후 중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을 예방한 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관계자와 만나 "(사시 폐지는) 개천에서 용 나는 시스템을 없애버리는, 부의 세습시대로 가자는 것이라고 본다. 옳지 않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2인자' 출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사시 폐지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서는 "자기들이 만든 정책이니까 주장을 해야 되겠죠"라면서도 "처음에 로스쿨제도 도입할 때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했다. 로스쿨 졸업생 중 유력자의 집안 아니면 로펌이나 판검사가 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날 오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서는 특목고·외고·자사고 폐지론 관련 질문을 받고 "자본 없는 나라에서는 인재 대국주의를 취해야 한다"며 "일반고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다. 교육을 하향평준화시키려는 것도 문제"라고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