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劉 "한미합의시 선제타격 가능" 文·安·沈 "전쟁 절대안돼"
문재인 "사드 차기정부 결정" 반복…인권결의안 대북결재 부인 일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내 5개정당 대선후보들은 13일 최근 미국의 독자적인 북한 김정은 정권 선제타격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일단 반대'에 입을 모았다.

다만 대북 선제타격 자체에 대해 구(舊) 여권 후보들은 한미간 합의·군사적 준비 등이 전제되면 '가능하다'는, 구 야권 후보들은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SBS공개홀에서 개최된 'SBS‧한국기자협회 공동주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에 나선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후보들은 이같이 답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우선 미국 측과 협의해 선제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선제타격이 이뤄진다면 전군 비상경계체제를 내리고 전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대북 군사행동을 '국토 수복작전'으로 명명, "즉각 돌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선제타격은 북한이 우리에게 공격이 임박했을 때 하는 자위적 예방 조치다. 한미간 긴밀히 조율해야 한다"며 "선제타격을 한다면 한미간 충분한 합의 하에 모든 군사적 준비를 한 상태에서 해야 하고 우리는 군사적 준비 태세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 야권후보들은 선제타격 발발 상황을 가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의 동의 없는 일방적 공격은 안 된다'고 해서 선제공격을 보류시키고, 다음에는 국가비상태세를 가동, 북한에 여러 채널로 '미국의 선제타격 빌미가 될 도발을 중단하라'고 즉각 요청하고 중국과도 공조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최우선적으로 미·중 정상과 통화하겠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얘기하겠다"며 "그 다음 북한에 '도발을 즉각 중지하라'는 성명을 내고 군사대응태세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특별 담화를 하겠다. 어느 경우에도 한반도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며 "미중 정상과 통화하고 특사를 파견해 한반도 평화 원칙을 설파하고 국민 안전을 위해 비상 체제를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 SBS와 한국기자협회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북한인권 문제 등 대북·안보 쟁점을 두고 후보자들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로 안보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문재인 후보를 둘러싸고 구 여권 후보들이 공세를 집중했다.

문 후보가 먼저 사드 배치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거나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는 주장을 펴자 유승민 후보는 각각 "(비준은) 필요없다", "우리 군이 (미군에) 부지만 제공한다"고 일축했다.

거꾸로 유 후보가 사드 배치에 찬성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배치 또는 철회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것"이라고 모호한 입장을 이어갔다.

'애매한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우리가 중국에 놀아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사드가 효용이 한계가 있는 방어용 무기이지 않나"라며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홍준표 후보는 문 후보에게 '2007년 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여부를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한 게 사실이냐', '송민순 당시 외교부 장관은 사실이라고 하더라'라고 추궁했다.

문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며 "다른 모든 (안보정책조정회의)  참석자들이 아니라고 한다. 그 부분은 외교부 회의록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우회적 답변으로 대신했다.

유 후보도 '북한인권결의안을 김정일에게 물어본 게 사실이냐', '노무현 정권 자체가 김정일에게 투표 전 물어본 건 사실 아니냐', '송민순 회고록이 엉터리냐'고 집중 추궁했다.

문 후보는 이에 "아니다", "아니라고 했다", "국가정보원 회의 자료가 다 있을 것"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기억이 안 난다'는 이전 답변에 대해서는 "처음에 제가 찬성이었다가 나중에 다수에 따라 기권으로 바꿨다는 부분이 기억이 안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 후보가 '집권하면 북한부터 가겠다는 말은 취소하느냐'고 묻자 "(김정은과 만나서)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후보가 구체적인 북핵 폐기 방안을 물었을 때는 "핵 폐기 방안을 첫째로 미국과 합의하고 그걸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합의해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중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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