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내 5개정당 대선후보들은 13일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정규직-비정규직간, 대기업-중소기업간 근로자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데에 공감하면서도 백가쟁명식 의견을 제기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 개선 방안을 놓고도 기업활동의 자유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일 것, 반대로 비정규직 채용을 근절하고 법정최저임금 상승과 함께 정규직 보호를 강화할 것, 창업 지원에 집중할 것 등으로 엇갈렸다.
후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SBS공개홀에서 개최된 SBS·한국기자협회 공동주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어떤 경제정책을 펼 것인가'라는 후보자 공통질문을 받고 각각의 구상을 밝혔다.
답변 첫 순서인 안철수 국민의당 "가계소득이 낮은 이유는 3가지다. 좋은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고,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크고, 정규·비정규직간 임금격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대·중소기업이 공정한 경쟁구조를 만들어 그 격차를 줄이고 정규·비정규직간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듯 "장밋빛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20년 전 IMF같은 위기가 절대 오지 않게 취임 즉시 막겠다"며 "재벌이 일자리 만드는 시대는 끝났다. 중소기업과 창업·혁신기업이 만든다"는 지론을 폈다.
그러면서 "중소·창업기업 위주 정책을 펴겠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5년 내내 올인하겠다. 중(中)복지를 강화해 사회안정망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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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와 한국기자협회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최저임금 1만원과 '동일임금-동일노동'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국민 월급을 올리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대형마트를 규제하고 임대료 상한제를 도입, 카드수수료도 인하하겠다. 통신비와 임대료, 병원비를 낮춰 가처분소득을 올리겠다"며, 가격통제 위주 정책 구상을 내놨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공공·민간을 가리지 않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잘 되게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반드시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우선 기업 기살리기를 하겠다. 기업이 일자리와 국민소득을 높여준다. 두 번째로 강성귀족노조를 타파하겠다. 사실상 이들의 특권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멍든다"고 밝혔다. 또한 "서민복지를 강화해서 어렵고 힘들고 가난한 사람 중심의 복지 체계로 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후보자간 정책검증 토론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앞서의 정책과 함께 "고용보험 (보장을) 늘리고 노동시장을 단축하고 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치고 나왔다.
이와 관련 문재인 후보는 법정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자는 주장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현행법으로도 법정 주 40시간에 연장근로 포함 52시간인데 이것만 준수하면 되지 않느냐"고 견제구를 날렸다.
문 후보는 다만 주말·휴일근로까지 법정 노동시간에 포함시키자면서 "'점심시간까지 노동시간에 포함시키자'고 하시는데 그건 그 다음 단계에 해야 할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열악한 환경 근로자에 대해서는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차별을 해소해 나쁜 일자리들을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처우 개선에 초점을 맞춘 언급을 남겼다.
홍준표 후보는 "기업들이 정규직을 꺼리고 비정규직만 채용하는 건 노동유연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해고하기 어려운 법이 돼 있다"며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고, 정규직을 많이 채용하는 기업에 법인세 인하를 연동시켜주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가 "정규직 채용, 최저임금 인상 등에 쓸 돈을 전부 정경유착으로 착복했기 때문에 노동자가 참담한 비정규직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하자 홍 후보는 "그건 본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홍 후보는 "기업에게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 주는 게 대한민국이 잘 사는 길"이라며 정부 지원책은 서민층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그는 "강성귀족노조때문에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데, 정치권 금기사항인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반드시 개혁할 것"이라고 밝혓다.
유 후보는 "과학기술과 창업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성장에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라고 자신의 '혁신성장' 슬로건을 피력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창업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자칫 역효과가 클 수 있다"며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일자리 정책 해답"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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