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는 14일 노동시장의 정규-비정규직 이중구조 완화와 공공부문 방만경영 혁신을 기조로 한 노동·공공개혁을 약속했다. 비정규직 채용 페널티를 늘리는 한편 '법정 최저임금 1만원 인상'도 받아들여 대통령 임기 내 달성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경제정책 자문단 소속 김종석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대구경북(TK) 일정에 나선 홍준표 후보 대신 '대한민국을 공정하게 만드는 힘 2탄' 공약을 발표했다.
김종석 의원은 "현재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5포, 7포세대를 넘어 삶 자체를 포기하는 '삶포세대'로 불릴 만큼 심각한 취업난"이라며 "취업 비중 88%에 달하는 중소기업 일자리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한국당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통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약에 따르면 한국당은 우선 비정규직 부문 개혁과 관련,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지속적 업무 종사자 4만명에 대해 향후 2년내 전원 정규직 채용이 되도록 추진한다. 또한 비정규직 남용 방지 및 차별 해소는 물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법제한다.
비정규직 사용·해고를 남용하는 기업에 대해 고용보험료율을 할증하는 등 페널티 제도를 신설한다. 동종·유사업무의 범위를 조정해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를 보완하고 5인 미만 사업장으로도 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현장 지도감독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택배기사 등 사회안정망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형태업무 종사자들의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을 강화한다. 해당 업종 근로자들의 산재·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대출모집인·텔레마케터 등 신규 특수고용직종의 가입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1인 자영업자 산재보험 가입도 추가로 확대한다.
또 실업급여의 지급기간을 기존 최단 90일~최장 240일에서 '120일~270일'로 늘리고 지급 수준과 적용 범위도 확대한다.
주당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한다. 26개의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10종으로 줄이고, 유연근무제와 근로시간 저축휴가제 등을 도입한다. 휴일근로 수당 할증률(현행 50%) 상향에는 일단 부정적이다.
최저임금은 단계적으로 1만원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지급 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제 지원 등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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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 측 경제정책 자문단 소속 김종석 의원이 1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공공부문 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아울러 김 의원은 "공공기관 부실경영이 국가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된다. 전체 공공기관 부채는 현재 약 505조원이고 국가 채무의 86%에 달한다"고 공공부문 개혁 취지를 밝혔다.
한국당은 우선 공기업 인사 투명화를 위해 공공기관운영위를 공공기관혁신위로 개편한다. 민간위원이 위원단 과반이 되도록 규정하고 임원후보 추천 시 단수 추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부처 장관이 '책임지고' 추천할 경우 허용하도록 한다.
둘째로 구조조정을 위해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을 개정해 부실공기업 퇴출을 명분화하고, 이 법에 의거해 방만한 출자회사를 전담 상설조직을 만들어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밖에 채무불이행자 부담 경감을 위해 대통령 직속 서민·청년구난위원회를 신설, 생계형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사면 등 특별대책을 마련한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신용불량자는 공공근로 일자리 등을 부여해 부채를 갚도록 한다. 구직 청년의 생계난 해결도 추진한다.
채무불이행자 부담 경감 대책으로 국민행복기금에서 ▲채무자가 상환 능력이 없거나 소재가 불명한 부실채권의 일괄 소각 ▲생계형 소액 장기연체 채무 대거 매입·조정 ▲미약정자 220만여명 대상 상환 능력 없는 소액·장기연체 채권 채무 특별감면 등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채무불이행자 등록기준을 '100만원 초과 혹은 100만원 이하 2건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연체정보는 삭제한다. 현행 약정금액 75% 이상 성실히 납부했으나 불가피하게 상환이 어려운 경우 잔여 채무를 면제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김 의원은 공약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정규직 상시·지속 근로자 정규직 전환과 관련 "공공기관에서 모범적으로 추진해 민간분야에도 확산되길 기대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의 전환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 격차를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며 민간 확산 방안에 대해서는 "세제혜택 등을 통해 전환비용을 낮춰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관해서는 "해마다 7%씩 올라간다면 임기 중 1만원 달성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임금 준수율 제고 방안의 경우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홍 후보는 '최저임금도 못 주는 기업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거나 능력을 갖춰야한다'는 게 소신이더라"라며 홍 후보의 의지를 반영해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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