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 2007년 북한 인권결의안 '대북 결재' 의혹을 비롯해 각종 대북·안보 문제로 파상공세를 벌였다.
19일 밤 여의도 KBS 본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주최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가 먼저 "북한 인권결의안 문제가 작년 10월 터졌는데 최순실 사태에 묻혔다"고 문재인 후보에게 포문을 열었다.
유 후보는 "결의안 기권·찬성·반대를 두고 2007년 북한 김정일에게 미리 물어봤느냐는 것에 대해 작년 10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다가, 13일 토론에서는 제가 6번이나 물었는데 '물어본 적 없다',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2월9일 JTBC '썰전'에서는 문 후보 말로는 국가정보원 통해서 북에 물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는 "그건 정확한 말씀이 아니다"고 일단 부인한 뒤 "국정원을 통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해봤다는 것"이라며 "해외나 휴민트 정보망을 국정원이 많이 갖고 있어서 그를 통해 북한 반응을 파악해보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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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2017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KBS 방송 캡처 |
유 후보가 "그게 (물어본 것과) 뭐가 다르냐"고 쏘아붙이자 문 후보는 "해외 휴민트나 정보망이 국정원에 많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물어보지 않고 알아봤다는 것이냐"는 계속된 추궁에 문 후보는 "물어본 적 없다고 하지 않느냐"며 "몰랐다면 정보기관의 무능"이라면서 "북한의 태도를 가늠해본 것"이라고 강변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와 관련 "문 후보가 지금 거짓말하는지 아닌지는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거짓말했는지, 문 후보가 거짓말하는지 나중에 회의록에서 거짓말이라고 나오면 어떡할 것이냐"고 물었다.
문 후보가 즉답을 피하며 "(회의록은) 지금 정부 손에 있는 것 아니냐. 확인해보라"고 하자 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달러를 받았다고 했더니 (13일) 토론 중에 나를 협박했지 않나. 나는 책임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홍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640만달러를 안 받았으면 왜 극단적 선택을 했겠느냐"라며 "지도자가 가장 중요한 건 막말이 문제가 아니라 거짓말 안 하는 것"이라고 문 후보를 몰아붙였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집권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이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찬양고무 (처벌) 그런 조항은 개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홍 후보가 "기무사령관을 불러 폐지를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시한 적 없고 열린우리당에서 국보법 폐지를 노력한 바 있다"고 문 후보는 답했다.
"폐지하는 것이냐"는 계속된 추궁에는 "이미 말씀드렸다"고 확답을 꺼리다가 "(찬양고무 관련) 7조 폐지로 여야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 안 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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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2017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KBS 방송 캡처 |
홍 후보는 "2003년 여름 당시 송영근 기무사령관이 노 대통령과 문재인 민정수석에게 청와대로 불려가서 저녁을 먹고 난 뒤 '국보법 폐지에 앞장서달라'고 했다고 2012년 신동아에 송 전 기무사령관 인터뷰가 나와있다"며 "그걸(폐지론자가) 아니라고, 이런 식으로 하느냐. 지도자는 솔직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에서 약 22억달러, 노무현 정부에서 약 44억달러 대북 현금·현물지원을 했다는 북핵 책임론 ▲문 후보가 사드 배치에 사실상 반대하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주장하는 점 등을 거론, 비판을 가했다.
이밖에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문 후보가 "그런 주장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며 즉답을 꺼리자 유 후보는 "벌써 대통령이 되셨느냐"고 따졌다.
유 후보가 "국방백서에서는 북한군이 우리의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못 하느냐"고 압박하자 문 후보는 "(입장을) 강요하지 마시라"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며 "(북한 주적 규정은) 대통령 될 사람이 해야 할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화제를 돌려 "군복무기간은 왜 자꾸 줄이려 하느냐"며 "핵·미사일 문제도 있고 북한 장사정포와 비대칭 전력이 있는데 그렇게 대통령이 되면 꼭 복무기간을 줄여야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문 후보를 재차 겨냥했다.
문 후보는 이에 "원래 국방개혁 계획이 그렇다"며 "재래식 전력에서 기술집약 첨단 군 체제가 되는 것으로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응했다. 유 후보는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은) 법에 안 나온다"며 "(국방 구상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질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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