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내 유일하게 대구를 지역구로 한 김부겸 의원이 지역민들을 향해 "얼굴도 안 보고 찍는 정치 언제까지 할 거냐", "정신차리라"고 훈계한 사실이 29일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해 "오만방자함이 하늘를 찌를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부겸 의원은 전날(28일) 페이스북을 통해 27일 자신이 대구 칠성시장 문재인 대선후보 지원유세 도중 호통을 치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유세하는 중 야유를 던지는 분이 간혹 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다"며 "우리 선거운동원들에게 기죽지 말고 힘내자는 뜻에서 평소보다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고 적었다.
자막까지 동원된 공개 영상에 따르면 김 의원은 27일 야유하는 시민들을 향해 "평당 5000만원짜리 아파트 살면서 1년에 재산세 200도 안내는 이런 부자들을 위한 그런 나라 언제까지 할 겁니까"라고 소리쳤다.
그는 "정신 차려요. 어디서 여당이라고 하면 말도 못하면서 야당이 뭐만 하면 삿대질하고. 우리 새끼들 어찌 되겠냐. 정신 차립시다"라며 "이러니까 우리 대구가 20년째 전국 경제 꼴찌여도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지않냐. 여러분이 그리 밀어줬던 그 정당이 나라 와장창 무너뜨렸지않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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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겸(3선·대구 수성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7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유세하던 중 야유를 보낸 시민들에게 훈계하는 영상을 '격정'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페이스북에 28일 게재했다./사진=김부겸 의원 페이스북 |
또한 "안보 안보? 구축함 만든다 하면서 잠수함 잡는 레이더에다 고기 잡는 어군 탐지기 달아 돈 빼돌리는 그게 안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우리는 미운털 박혔으니 할 말하고 간다"며 "안보를 위해서라도 나라 경제를. 이 뒤집힌 경제를 부자는 배터져죽고 가난한 서민들은 굶어죽는 이 경제 바꾸려면 기회를 달라"고 거듭 소리쳤다.
그러면서 "여기서 당당하게 여당한테도 그렇게 항의할 배짱 없으면 우리한테 이러면 안된다. 그러면 대구 출신 우리 아이들 어디 가서 큰소리 못 친다"며 "언제까지 얼굴도 안보고 찍어주는 그런 정치, 그런 선거 언제까지 할 거냐"고 훈계를 이어갔다. "칠성시장이 무슨 특정 정당의 텃밭 아니다. 정말이지 이제 대구 시민이 분노했다는 것을 보이고 대구 민심이 따로 가지 않았다는 걸 보여달라"고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당은 정준길 선대위 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의 말을 들은 대구 시민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신차려야 할 대상은 대구시민들이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일갈했다.
정준길 대변인은 "박영선 선대위원장이 (대구에서) '습관처럼 1번 찍으면 된다'는 망언을 한지 불과 하루 만"이라며 "문재인 후보의 '마 고마해!', '이보세요!'나 김 의원의 '정신차려라'나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후보나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자신들을 지지했던 호남에 가서는 호통은 고사하고 압도적으로 지지해달라고 머리 조아리기 바쁘다"며 "이러고도 대구시민들에게 표를 기대하면 정말이지 양심불량이다. 민주당이야말로 '마 고마 정신좀 차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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