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는 마지막 공중파 TV토론에서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이라는 자신의 복지 철학이 '빈곤 탈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쉬운 말로 설파했다.
2일 밤 서울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3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교육·복지 정책' 관련 공통 질문을 받고 홍준표 후보는 "제 복지 철학은 부자한테 자유를, 서민한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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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밤 서울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3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자신의 '서민 복지'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사진=SBS 유튜브 방송 캡처 |
그는 "대한민국 부자들한테는 돈 쓸 자유를 주겠다. 사치할 자유도 주고, 1년 열두 달 세금만 잘 내면 어디든지 놀러가고 골프치러 가고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내가 세무조사 못 하게 하도록 하겠다"며 "그렇게 해서 돈이 돌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한테는 자유를 주면 '굶어죽을 자유'밖에 되지 않는다. 서민한테는 기회를 주겠다"며 "쓰러지면 다시 일으켜 세워주고, 또 파산하면 다시 한번 사면해서 일어설 기회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기본적으로 빈곤 탈출이 복지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서민들한테는 끊임없이 일어설 기회를 주는 복지 정책을 '서민 복지'라고 저는 명명하고,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별도의 증세 없이 복지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홍 후보는 밝혔다. 그는 "경상남도지사를 할 때 행정개혁과 재정개혁으로 (1조4000억원) 빚을 갚은 일이 있다"며 "집권하면 공무원과 공공 공사, 산하기관 다 통폐합하고 구조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서 나오는 비용만 하더라도 복지 기금을 충당할 수 있다. 실제로 경남도에서 그렇게 해서 올해 복지 비용이 (예산 비중이) 37.9%이다. 그런데 전국 광역자치단체 복지 평균은 31.3%"라며 "세수를 증가해 만든 게 아니라 내부 개혁을 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 후보는 감세 정책을 취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감세를 해서 기업(활동)을 활성화시키면 세수가 증대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인세율 '35%→15%' 인하정책을 예로 들어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또 공약집 등에 '세제 감면 재정비'를 적시한 것에 대해서는 "세금을 안 내는 면세 부분이 많은데 그걸 감축하겠다는 것"이라고 감세 기조에 역행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복지 수혜보다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라는 지론도 폈다. 홍 후보는 "우리가 노인복지연금을 올려주겠다 (등을 공약했지만), 나는 그것보다도 가능하면 일자리(창출)이다"며 "기업의 기를 좀 살려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서민들이 일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부자에게 돈을 쓰게 해 돈을 돌아가게 해 나라 경제를 이끌어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교육 정책에 관해서도 "대학 입시제도 유지를 기본적으로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와 수시입학제도 대폭 개편하려고 한다"며 "특히 입학사정관제 같은 경우 옛날의 음서제같은 느낌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시정 계획을 밝혔다.
그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상위 20%와 서민들의 교육비 격차가 8배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하고난 뒤 입학사정관제로 스펙 좋은 사람을 먼저 뽑아버리는 건 잘못됐다"며 "입학사정관제와 수시제도를 대폭 개선해 수능성적을 1년에 두번 보게 해 그중 높은 성적으로 학교를 뽑는 제도를 채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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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밤 서울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3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사진=SBS 유튜브 방송 캡처 |
홍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학 '반값 등록금' 공약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대학 등록금 자율화를 해서 등록금이 113% 올랐다"며 "왜 마치 그걸 '반값으로 해주겠다'고 선심 공약하느냐. 옛날에 했던 것(등록금 액수) 그대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가 "반값 등록금에 반대하느냐"고 반문을 거듭하자 홍 후보는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 당시 대학등록금을 3%밖에 안 올렸고 지금도 억제하고 있다. 그런데 자기들이 대통령비서실장 할 때 등록금 2배 이상 올려놨으면 '환원하겠다'고 공약해야지 선심쓰듯 '절반으로 뚝 떨어뜨리겠다'고 말하는 건 좀 그렇다"고 맞받았다.
한편 홍 후보는 문 후보의 '횃불로 보수세력을 불태워야 한다'고,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해찬 의원이 장기 집권과 함께 '극우 보수세력을 궤멸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는데 나는 화형당하겠네요"라고 지적했고, 문 후보는 "언제요"라고 받아넘기려다 홍 후보가 "할 때마다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캐묻자 "거대한 횃불이 보수정권이 만들어온 적폐를 다 청산해야한다는 말"이라며 "횃불은 상징적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홍 후보가 "이해찬 의원이 집권하면 '보수 궤멸시켜야 된다'고 했는데 나는 또 문드러지겠네요"라고 따지자 문 후보는 "적폐를 만들어온 국정농단 세력에게 국정을 다시 맡길 수 없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고 대응했다.
홍 후보가 "이 의원이 상왕이죠"라고 묻자 문 후보는 "그런 말씀 마시라"며 즉답을 피했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서도 "문 후보가 대통령 되면 걱정이다. 불태우려면 나부터 안 태우겠나. 타죽기 싫어서 문 후보 대통령되면 미국으로 도망가야되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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