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부처님오신날인 초파일을 맞은 3일 오전 주요 정당 대선후보들이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 행사장에 모여 '불심 잡기'에 나섰다.
후보들은 한시간여 진행된 봉축식에서 두 손을 합장하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리고 법어를 경청했다. 서로 미소를 띠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전 10시를 전후해 조계사에 차례로 도착한 후보들은 이곳 불교역사문화관에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예방, 환담하고 봉축법요식이 진행되는 대웅전 앞 마당으로 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차례로 대웅전을 들렀다가 나왔다. 후보들은 정당 의석수 순대로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차례로 앉았다.
심 후보 옆으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추미애 민주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부인인 오선혜씨가 나란히 앉고 불교도인 강창일 민주당 의원, 정갑윤 무소속 의원 등이 자리했다. 유승민 후보는 서울 조계사 대신 대구 동구 동화사에서 봉축식에 참석했다.
봉축식이 진행되는 동안 후보들은 불교 표심을 의식한 듯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때때로 눈을 감은 채 봉축사와 법어에 귀를 기울였다. 홍준표 후보는 한동안 팜플렛을 주의깊게 읽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반야심경을 따라 읊기도 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봉축식 참석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존귀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모든 사람이 귀하고 평등하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사회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처님오신날과 세계 언론자유의 날 두 날의 만남이 더욱 특별하다"며 "내년 부처님 오신 날에는 언론의 자유를 되찾은 이 땅의 언론인들과 함께 부처님 탄신을 축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부대중을 골고루 보살피는 부처님의 은혜로 이 세상을 서민들이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 보겠다"고 덕담을 겸해 집권 포부를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행사장에서 "부처님 오신날의 뜻은 더이상 갈등하지 않고 분열하지 않고 화합하자는 정신 아니겠냐"며 "그 뜻을 살려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열심히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 제 진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동화사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부처님을 보내주셔서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이 더 따뜻하고 편안하기를 늘 바란다"며 "차별없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고 부처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생로병사 중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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