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에 올라 24시간 넘도록 대선후보들에게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벌인 시위자를 찾아가 사시 존치를 약속하면서 위험천만한 농성이 일단락됐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양화대교를 전격 방문, 고공 농성을 벌이는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이종배씨(40)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대통령이 되면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4년 유예 없이 존치할 테니까 내려와서 대화하자"고 설득했다.
이에 이씨는 "내려오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씨가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 홍 후보는 영등포역 유세를 위해 떠나면서 대면하지 못했고, 홍 후보는 추후 유세 도중 이씨의 구조사실을 알았다.
홍 후보는 현장을 떠나기에 앞서 사시와 로스쿨 병행 여부에 관해 "(사시와 병행하더라도) 로스쿨의 음서제도 성격은 다 빼겠다. 지금 로스쿨에는 전직 고위 법조인 아들 딸들이 다 들어가 있고 대부분 판검사로 다 나간다"면서 "그런 성격을 싹 빼고 공정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시와 로스쿨 병행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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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 대표 이종배씨(40)가 4일 오후 4시15분부터 양화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다가 5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의 현장 방문 이후 구조에 응해 오후 5시쯤 내려왔다. 이씨가 들고 올라간 세로 1m, 가로 3m 길이의 플래카드에는 '사법시험 폐지되면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은 어찌해야 합니까'라는 글이 적혔다./사진=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 제공 |
아울러 외무고시에 대해서는 "외교 아카데미를 없애고 실력으로 뽑게 할 것이다. 종래대로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고시제도에 대해 "고려 4대 광종 때 중국에서 들여온 우리나라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시험제도"라고 당위성을 강조한하면서 "그것이 음서제로 변질되면서 부의 세습을 넘어 신분의 세습시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씨는 전날(4일) 오후 4시15분부터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은 어찌해야 합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양화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씨는 농성 23시간째인 이날 오후 3시쯤 언론 등에 입장문을 배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에 로스쿨이 개선되는 동안 사시를 3~4년 연장해달라는 입장을 전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혹여나 일이 잘못된다면 그 모든 책임은 문재인 후보에게 있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홍 후보의 현장 방문을 계기로 오후 5시쯤 사다리차를 통해 지상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전날부터 아치 밑에 에어 매트를 설치하고 25시간 가까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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