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반좌파'·安 '반패권' 20%대 양분…문재인 정부 극복과제로 다가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마련된 개표 상황실로 들어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40% 초반대 득표로 승리했다. 20% 초중반대 득표율을 양분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3위를 나눠 가지면서 '대이변'은 관측되지 않았지만, 가벼운 승리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국면 초중반에서 형성된 안철수 후보와의 여론조사 양강구도 프레임과, 홍준표 후보의 대선 막판 급등세에 아성을 위협받는 듯했으나 이보다 앞선 '대세론'의 근거가 된 안정적인 지지세를 보전했다.

홍준표 후보는 보수진영 집토끼 민심을 텃밭 삼아 '친북좌파'로 규정한 문 대통령의 집권 저지를 명분으로 종전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크게 선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진영 내부에서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다.

안철수 후보는 한국당 친박계와 문 당선자 측을 '친박·친문 패권세력'으로 규정하며 중도표를 끌어모으고, '호남 홀대론'을 내세워 지역 민심을 결집하면서 강력한 2위 주자로 부상하는 듯했다. 그러나 타 후보와 이념·정책 면에서 선명한 대립각을 드러내지 않고 TV토론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3위 후보로 밀려났다.

   


중도·보수표를 둘러싼 두 후보의 쟁투로 문 대통령은 낙승을 거두게 됐다. 반(反)좌파 정서에 승부를 걸었던 홍 후보는 좌우대결구도에 대한 피로감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고, 안 후보는 집토끼 없는 반패권주의의 한계를 보여준 결과다.

다만 문 대통령의 득표율이 지난 18대 대선 당시 48%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홍 후보는 역대 보수우파 대선후보 중 가장 강경한 반좌파 노선을 천명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대 최저' 국정지지도 5%의 5배 가까이 보수층을 결집했고, 안 후보는 반기득권·반패권 정치에 대한 열망이 전국민의 5분의 1을 넘었다는 것을 표심으로 확인시켜줬다.

강경안보와 반패권을 동시에 강조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7%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범보수·중도 표심의 목소리가 문재인 정부에 한층 무겁게 다가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승자독식의 선거지만 문재인 정부가 권력도 독식할 수 있다기 보다는, 이제부터 야당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하는 위치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적폐청산론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비화할지 말 그대로 오랜 폐단을 청산하는 작업이 될지가 국민적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또한 대선 국면에서 동시에 강조했던 '통합'과, 20대 국회의 여소야대 지형에서 여전히 요구되는 '협치'에 주력해야 원활한 국정 운영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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