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두 딸이 후보자 지명 이틀 뒤 수백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한 것이 밝혀지자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둘러싼 야권의 비판이 재점화됐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 "청와대는 지난 21일 강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위장전입과 장녀의 이중국적 문제만 국민에게 밝혔지만, 내정 사실을 발표할 시점 강 후보자 자제들이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고 탈세한 상태였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가 후보자 지명 후 세금을 냈다고 해서 탈세 문제가 덮이거나 용서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위공직자가 되면 세금을 내고 그렇지 않다면 탈세하겠다는 인식을 가진 인물이라면 고위공직자가 되기에는 큰 흠결이 될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인사검증과정에서 후보자의 탈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장녀 위장전입과 이중국적 문제와 함께 탈세 사실도 국민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며 "알면서도 강 후보자의 탈세 사실을 숨긴 것인지, 누가 증여세를 뒤늦게 내도록 한 것인지 국민에게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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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5대 인사원칙이 무너진 건 청와대도 이미 시인했듯 기정사실이다. 고위공직후보자 3명의 교집합이 위장전입이라는 데에 말문이 막힌다"며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뒤늦은 증여세 납부까지 드러난 것이니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이 관련 사실이 주는 사회적 상실감에 비추어 현저히 크다고 판단될 때는 관련 사실의 공개와 함께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청와대는 증여세 문제는 거론도 하지 않았으니 애초에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권 출범 후 3주가 채 지나기 전 불거진 인사 문제는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실망과 상실감은 커져만 간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라고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도 문제지만 지명된 후 세금을 뒤늦게 부랴부랴 냈다"며 "청와대는 5대 인사 배제 원칙을 세웠으면 꼼꼼히 살폈어야 하는 데 검증을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오 대변인은 "청와대는 앞으로도 내각 후보자에 위장전입 등 문제가 있더라도 지명을 강행할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에 가세했다.
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 내역에 따르면 강 후보자의 장녀와 차녀는 지난 23일 각각 증여세 232만원, 총 464만원을 납부했다.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지난 21일 지명한 이틀 뒤에 두 딸이 증여세를 낸 것이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신상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괄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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