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전날(4일) 귀국한 이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7·3 전당대회 잠재 주자들간 경쟁 구도가 가열되는 양상이다.
홍준표 전 지사는 전날 인천공항 입국 과정에서도, 5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대선 패배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한다는 약속을 지키는 데 매진할 것"이라는 취지로 향후 정치 활동을 예고했다.
당권 도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측근 인사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미국 출국에 앞서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출마한다면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이라는 대선 슬로건의 연장격인 '신(新)보수주의'를 내걸고 가치 중심 정당으로의 규합을 촉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홍 전 지사의 귀국에 맞춰 잠재적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홍 전 지사가 당초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당대표 추대'는 물건너 가는 모양새다.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5선 원유철 의원은 홍 전 지사가 귀국한 당일 한 언론을 통해 "당내에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많다"며 출마를 타진했다. 원유철 의원은 홍 전 지사가 대선 결과 수도권 3위 수준에 그친 점을 거론, "젊은 층과 수도권에 다가서는 지도부가 탄생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희망이 있다"며 "새로운 에너지로 당 외연을 확장해야 할 때"라고 다소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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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사진_가 전날(4일) 귀국한 이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7·3 전당대회 잠재 주자들간 경쟁 구도가 가열되는 양상이다./사진=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공식사이트 |
구 친박계 4선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분이 만약 당대표가 된다면 앞으로 통진당(구 통합진보당)이나 정의당처럼 그저 3, 4%나 아주 극소수의 홍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왕따되는 길을 그분이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또 24% 득표 2위후보라는 대선 홍 전 지사의 대선 성적표에 대해 "홍준표를 좋아해서 찍은 게 아니다"며 "24%는 턱도 없다"고 폄하했다. '극히 일부 친박'을 공적으로 규정한 홍 전 지사의 프레임에도 "친홍 대 반홍의 대결이 돼야한다"는 취지로 거부감을 내비쳤다.
홍문종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국면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홍 전 지사로부터 '바퀴벌레 친박'이라고 지목된 인사다. 홍 의원은 바퀴벌레 언급에 대해 "이분 말씀을 들어서는 정말 정말 잠이 안 온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통행보'를 호평했다가도 '사드 보고누락 파문' 등을 비판하며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비박계 4선 나경원 의원도 이날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당내에서 상당히 우려하는 기류가 높다"고 견제에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 홍 전 지사의 출마에 대한 당내 여론이 "(찬반이) '반반'인 것 같다"고 전한 뒤 "저는 사실 많이 우려하는 쪽"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우려하는 대상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규정한 '막말', '여성 폄하', '확장성' 논란 등이라고 밝혔다.
원·홍·나 의원이 사실상 '반홍준표' 주자로 나선 반면, 적지 않은 온도차를 보이는 후보군도 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사실상 친박계 일부를 겨냥한 '육모방망이' 발언에 이어, 26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홍 전 지사의 개인적인 역량이 발휘돼 24%를 그나마 얻은 것"이라며 "원한다면 그분에게도 (당대표) 기회를 주는 게 마땅하다"고 홍 전 지사의 역성을 든 바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당권 도전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이후 정 전 원내대표는 전날 '정우택 지도부'와 함께 충남 공주보를 찾아 "대통령 한마디에 갈수기 방류가 옳은 것인지 농민들에게 직접 물으라"고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상시 개방 방침을 정면 비판했다.
사드 보고누락 파문에 대해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논란"이라며 "청와대와 여당도 이번 사달을 하극상이며 국기문란이라 호들갑떤 데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촉구하는 등 제1야당으로서의 선명성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홍 전 지사의 귀국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당권 도전 가능성을 놓고 있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밖에 원외 인사 중에서도, 40대 후보로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이 출마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당 당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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