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벌레가 아닙니다"…파키스탄, 미군의 무인기 공격 중단 캠페인
테러 세력 탈레반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에 대한 무인기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미군에 항의하는 '사람은 벌레가 아니다' 캠페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는 이 캠페인 공식 사이트(notabugsplat.com)를 인용해 파키스탄, 미국, 프랑스 등 거리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벌인 이 캠페인에 대해 소개했다.
무인기 카메라로 촬영된 시스템 영상에서 지상에 있는 사람이 작은 벌레처럼 작은 점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캠페인은 '사람은 벌레가 아니다'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예술가들은 현지인의 허락을 받고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 카이버 파크툰트 마을 들판에 슬픈 표정의 한 소녀의 대형 초상화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 소녀는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로, 그녀는 이 사진을 찍은 후 얼마 안 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녀의 부모와 2명의 형제도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무인기 조종자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작은 점이 아닌 무고한 아이의 얼굴을 보게 하기 위해, 위성에서도 포착되도록 일부러 초상화를 크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캠페인으로 모여진 기부금은 무인기 공격으로 고아가 된 어린이나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한편 미국은 지난 2004년 이후 무장세력인 탈레반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에 대한 무인기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 무고한 민간인이 400~900명이 희생된 가운데 어린아이들도 168~20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고, 무인기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파키스탄과 미국 간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