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란저우 수돗물 벤젠 오염사고…늑장 대응 논란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시에서 수돗물 벤젠 오염 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11일 오전 2시 사이 란저우웨이리야(威立雅)수도서비스회사가 란저우시에 공급한 수돗물에서 118∼200㎍/ℓ에 달하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 성분이 검출됐다.
이는 당국이 설정한 벤젠 함유 기준치(10㎍/ℓ)의 최고 20배에 달하는 수치로, 시민들이 벤젠에 오염된 수돗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오염사고가 발생한 지 약 18시간 이후에야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24시간 동안 마시지 말라"는 내용을 공고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현지 주민들이 '생수 사재기'에 나서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생수 한 상자가 100위안(약 1만1000원)까지 치솟는 등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지방 정부의 대응체계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전국적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수도서비스업체 측은 늑장 공고 이유에 관련해 "검출 이후 성분검사, 확인, 상부보고 등에 시간이 걸렸다"고만 해명했다.
아울러 신화통신은 오염 사고 원인이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 란저우지사가 운영하는 송유관에서 원유가 유출돼 수돗물 파이프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12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란저우시 6곳 수돗물에 대해 벤젠 함유량을 검사한 결과, 1곳만 기준치를 초과한 벤젠이 검출됐고, 나머지 5곳은 국가 허용 범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당국은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