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추경 시정연설 배석…의장단·상임위·여야지도부 잇따라 예방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임명된 이래 임기 첫날인 12일 국회부터 찾아 종일 머물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거행해야 할 취임식도 제쳐두고 서울 일정 소화에 부심하게 됐다.

국회 의장단은 물론 여야 지도부, 소관 상임위원회 등으로부터 공무원 일자리 1만2000개를 등 11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추경)예산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오전부터 정세균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예방해 정부-국회간 소통과 협력을 당부했다. 이후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백재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소관 상임위원장들을 만났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복도로 나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부총리는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배석한 뒤 짧게 취임 인사를 가졌다. 그는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기재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우리 경제가 일자리 확대와 양극화 해소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추가로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등 각 정당 대표·원내대표, 정책위원장과 면담한다. 김 부총리가 취임과 동시에 국회를 찾은 건 추경 통과 협조를 구하는 데 더 방점이 찍혀 있다.

부총리 취임에 앞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일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했고 김 부총리는 당시 후보자 신분으로 물밑에서 추경 편성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추경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그다지 밝지 않다. 

문 대통령이 나서서 추경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권은 국가재정법상 천재지변,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추경 편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과 공무원 증원 예산 투입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다.

이날 외에도 김 부총리는 취임 첫 주 내내 계속해서 서울에 머물 전망이다. 13일에는 서울청사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모이는 경제관계장관 간담회를 주재하고 이어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만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리스크, 한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벨기에·유럽연합(EU)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돼 있다.

14일에도 서울에서 인도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에 내려올 틈을 만들지 못해 세종청사에서 개최하는 김 부총리의 취임식은 15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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