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과 비판과 관련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과 사과를 거듭했다. 그러면서도 법무장관직 수행 의지를 고수했다.
안경환 후보자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청사 인근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과거 '혼인 무효' 사건에 대해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이라며 "제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 즉시 깨닫고 후회했다"며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40여년 전 20대 중반 젊은 시절의 엄청난 잘못"이라며 "그 후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저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 모든 사실은 제 아내도 알고 있다"고 양해를 구하려 했다.
과거 안 후보자는 27살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 김모씨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김씨가 낸 혼인 무효 확인 소송으로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는 행위였지만 당시 안 후보자는 별다른 형사처분을 받지 않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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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그는 이와 관련 '혼인신고 당시 형사적 책임 소지는 없었느냐'는 기자 질문에 "형사적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다. 청와대에 사전 해명했느냐는 물음에는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전 사전 검증을 하면서 설명해 드린 바 있다"고 답해 사실상 '직접 해명' 대상은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안 후보자는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부적절한 이성교제로 퇴학 위기에 처했다가 자신의 영향력으로 징계가 경감됐다는 의혹에는 "학교 측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관음적·왜곡된 여성관' 논란을 불러온 그의 칼럼과 저서의 표현과 관련해서는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며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해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제 칠십 평생을 청문회에서 총체적으로 평가해달라"고 호소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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