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편견 줄고, 사회진출 늘어
'다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단어가 됐습니다. 현재 수백만 외국인들이 한반도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3D 업종 노동력 부족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문화를 통한 인구 유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디어펜은 다문화 시대를 맞아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다문화와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미디어펜 연중기획-아름다운 동행]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

[다문화 시대②]달라지는 사회 ‘다문화가 바꾼 것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이 기사는 ‘서울 이곳은’이라는 제목의 노래의 첫 구절로 서울 생활의 낯설었던 느낌을 표현해주는 유명한 노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의 출연이 잦아진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목적지로 향하던 중 길을 잃고 방황하는 외국인 출연자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과거 지방청년들이 서울로 올라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빗대어 외로움을 노래였지만 현재는 한국생황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외국인들에게 사용된다. 

   
▲ 지나 4월27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봉남동 안성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이 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들은 잠깐 방문한 유학생들도 있지만 귀화해 한국국적을 갖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이들부터 한국인과 결혼해 결혼이민을 온 이들까지 다양하다. 또 부모가 국제결혼을 해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도 있다. 

다문화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을 받으며 사회 진출까지 많아지고 있다. 또 이들은 연예계에서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다문화 가족이란?

다문화 가족은 결혼이민자와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루어진 가족과 '국적법'에 따라 인지 또는 귀화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자와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뤄진 가족을 말한다. 

즉 한국말을 사용하고 한민족이라는 유대감이 있는 사람들끼리 결혼을 한 것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국적의 사람이 만나 가족을 이룬 것을 말한다. 

2015년 11월 기준 대한민국의 다문화가족 구성원 수는 29만5000여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국민의 4%수준에 달하는 수준이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보수적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타국인과 함께 가족을 이뤄 생활하고 있는 인구들이 많다보니 다양한 문화충돌과 이질감 등을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으로도 보이지 않는 제제를 받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여전히 이들에 대한 편견의 시선은 그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씁쓸한 기억을 갖게 한다. 오랜 세월 ‘우리’끼리 살았던 한국사회에 외국인들이 곁에 머물면서 사회 불통합과 갈등을 낳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올해로 다문화 관련 정책인 결혼이민자 지원법이 채택된 지 11년이 됐을 정도로 오랜기간 이들에 대한 지원과 정책적인 도움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문제로 다문화가족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한민국에도 그들의 존재가 인정 받아가고 있고 하나의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다문화가족, 역할의 확대…증가 이유?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분야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는 눈에 띄는 외견차이와 문화의 이해 차이에 따른 것이다. 또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소통 어려움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많은 자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과거보다 많이 발전된 모습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과거 노동력만을 지원하던 이들이 현재는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생산과 출산 심지어 국방의 의무까지도 책임지는 중요한 구성원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고 지자체에서 이들 역시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며 화합의 장을 마련해 한국생황에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당장 서울만 봐도 각 구별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가 개설돼 있다. 이곳을 통해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기업과 함께 이들을 위한 문화행사부터 교육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다문화 가족 구성원들이 늘어나는 것은 편중된 성 비례로 인해 결혼하지 못하는 남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한국 여성의 결혼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남성들(농총청년)이 국제결혼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 전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다문화가족의 이자스민이 아들을 군대에 보내기 전 기념활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이 증가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 밖에도 한국사회가 정보화와 세계화에 발맞춰 모든 게 개방화되다 보니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인력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한국에 정착하며 다문화가족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증가하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에 보탬이 되고 있고 이른바 3D로 불리던 직업군에 많이 진출해 있는 중요한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중 일부는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국내정서를 통해 연예계에 진출한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또 다문화가족이 사회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며 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나 문화콘텐츠들이 꾸준히 생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영화로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완득이가 있고 방가?방가!, 마이 리틀히어로 등의 작품도 비슷한 소재로 제작된 영화다. 

이 영화들은 아직도 국내에서 변하지 않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그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이런 부분들이 영화나 소설, 웹툰 등으로 제작되며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다양한 사회분야로 진출이 용이해 졌고 더 많은 진출이 예고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이자스민이라는 다문화가족 여성이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직업군 중 어느 곳 보다 보수적으로 꼽히는 정치 분야에서까지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진출할 정도로 이들의 사회활동은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로 그들이 진출하며 관련 규정도 변화되고 있다. 

더욱이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이 성장해가며 국방의 의무도 책임역시 담당하다 보니 군대에서도 입영선서문의 '민족'이란 단어가 '국민'으로 개정되거나 '다문화동반입대병'제도를 시행하는 등 군대문화 역시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의 한국정착을 돕기 위해 지원 정책과 법안을 만드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도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비정상회담이 보여준 대한민국의 변화

사회의 변화와 함께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에 편견이 줄어들며 중요한 역할과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당장 TV만 봐도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들이 공중파 방송에 등장하고 있다. 

일부에선 그들만을 패널로 초청해 서로의 의견 차이를 소통하고 대중에 알리는 방송도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종합편성 채널 JTBC의 비정상회담이다. 

다양한 문화를 갖은 외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가 생각하는 의견을 교류하며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시선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런 서로의 차이를 보여주고 공유하며 그들과 우리가 왜 다르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에 대해 공유하며 서로의 생각차이를 좁혀가오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의미로 보자면 국내 시청자들이 그런 문제들을 듣고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외국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전신격인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지금의 비정상회담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생각차이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기위해 토론하는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포스터/ 사진=JTBC 제공


당시에는 외국인으로 한국에 온 어학당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것도 있고 한국인들과 동급선상에서 문제를 이야기 한다기보다 문제점과 불만에 대해 토로하는 정도에서 멈춰있었다. 

하지만 비정상 회담의 경우 같은 나라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두 프로그램은 몇 년간의 차이가 있지만 그 사이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변화를 보였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갖춰졌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문화가족의 구성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학술회부터 문화행사까지 다방면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체감으로 느낀 다문화가족 

실제 주변의 다문화가정의 가족을 만나 봐도 과거의 소심하고 침체된 분위기 보다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생활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 한 다문화 가정의 결혼이민자 A씨는 “처음 언어의 장벽과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게 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며서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같은 시기에 한국에 건너온 또 다른 결혼 이민자 B씨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며 “조금 더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지고 같은 국민으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당시 10여 년 전에 비해 많은 부분들이 편해졌고 사람들의 시선과 선입견이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이 잔류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남아있어 그런 부분들은 시같을 두고 좀더 풀어가야할 우리 모두의 숙제라고 말했다. 

차동욱 동의대 교수는 "다문화 사회란 이주를 수용한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와 제도가 보편성을 가져야 하며 이주민들이 포기할 필요 없는 고유의 문화 역시 그들 사회에서 보편성을 갖는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혜선 숙명여대 다문화통합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학교 뿐아니라 부모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며 적어도 한국에 머물던 마이그런트가 반한 정서를 가지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