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청와대의 잇단 인사 파문과 관련 야3당이 2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채 자유한국당이 개의 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청와대 인사 난맥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당일 오후 운영위를 열어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출석 요구 등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 중 발언으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낳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에 대한 문책과 해촉도 논의 테이블에 오르는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 요구에도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다.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국회 운영위가 오후 2시 소집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상과 부실검증을 따지기 위해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의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미동맹 균열상을 다루기 위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출석 요구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 난맥상과 검증 부실, 한미동맹 사이 파열음에 대해 진정으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면 이 책임자들의 국회 출석과 보고를 반드시 승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특히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은 본인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때 운영위에 출석한 전례가 있다"며 출석 승인을 거듭 압박했다. 민주당이 운영위원장직을 요구하며 '맞불'을 놓는 데에는 "국회법에 상임위원장은 2년간 임기 고정돼 있다"며 "이것을 여야가 바뀌었으니 하자는건 어불성설"이라면서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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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운영위 소집과 관련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잘못이 있으면 그걸 지적하고 앞으로라도 제대로 된 인사검증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참모진 출석에 불응할 경우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발생해서 국회 운영이 파행된다면 정부여당에 거의 대부분 전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에서 국회 보이콧의 '마지노선'이라고 언급해온 강경화 장관 임명과 문 대통령에 대한 입장표명 요구에 관해서는 "문제의 본질은 검증을 잘못하고 임명을 강행한 청와대의 인사 잘못에 있는 건데, 그 문제를 제기한 야당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접 사과'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문 대통령이 해명에 나설 경우 그 내용을 듣고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의 인사 난맥,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여러 난조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운영위) 소집 요구를 했지만 여당은 청와대를 두둔하고 아마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운영위 소집 비협조 기류에 대해 "여당이 꼭 필요한 운영위 소집, 청와대 핵심 참모 출석은 반대하며 나머지 참여를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의사일정 거부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의 아바타가 민정수석"이라면서 "진정한 소통 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민정수석이 출석해 얼마나 진솔하게 답변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일 때도 출석한 적 있으니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라고 정우택 권한대행과 같은 논거를 들었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문정인 특보 발언에 대해서도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사전에 불협화음을 조율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문제를 크게 한다"며 "'같이 갑시다' 정신을 잊지 말고 정상회담에 임해야지 싸우러 가는 인상을 줘서는 안 하느니만 못한 회담이 될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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