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랜드마크 윌셔호텔 8년만에 문 열어
대한항공·델타항공 태평양 노선 수익 공유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진그룹이 올해 대한항공을 통한 여객사업과 한진칼네트워크를 통한 호텔사업에서 각각 빛을 보게 될 전망이다. 주력인 여객사업과 더불어 비여객사업인 호텔, 여행으로 사업을 넓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진그룹의 윌셔그랜드호텔이 문을 열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이 지난 8년 간 10억달러(1조6000억원)를 투자한 호텔사업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그랜드센터에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 협약식을 체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사진=한진그룹 제공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의 개관은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자 LA와의 약속을 완성시킨 것”이라며 “LA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하나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LA 윌셔그랜드센터 오픈…‘조양호 회장의 꿈’

윌셔호텔은 한진그룹이 노후 호텔을 1989년 인수해 2014년부터 대대적으로 재건축에 나서 3년여 공사 끝에 73층 높이(335m)에 객실 900실, 컨벤션센터, 3만7000㎡ 규모 오피스 공간이 있는 호텔로 다시 탄생하게 됐다. 

한진 측은 호텔 재건축 기간에 LA에 1만1000개 일자리와 8000만달러 세수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 이후부터는 17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사업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해 온 '일자리 창출' 기조에 압장서는 등 한진그룹 입장에선 그야말로 겹경사를 맞은 것이다.  

한진그룹은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 부문 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윌셔 그랜드 센터가 L.A.를 넘어 미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델타항공 ‘공동경영’ 박차

한진그룹은 조원태 사장이 이끄는 대한항공을 통해서 본업인 항공운송 사업에 집중해 올해 매출 확대에 주력한다. 

조 사장은 최근 대한항공을 제외한 그룹 내 모든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는 등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을 통한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투명한 경영 문화 정착에 전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 체결에 따라 태평양 노선 290개를 공동운항한다. /사진=각사 제공


조 사장은 이날 미국 현지에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간 ‘조인트벤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3월29일 양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로 양사는 태평양 노선 24개를 각각 12개씩 합작 형태로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미국 워싱턴·뉴욕·애틀랜타~인천으로 향하는 12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델타항공은 시애틀·디트로이트·LA 등에서 인천·도쿄·홍콩으로 나오는 12개 노선을 갖추고 있다. 

조인트벤처는 유형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닌 항공사 간 노선 공동 운영으로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항공 동맹을 뜻한다. 두 회사가 태평양 노선에 한해선 수익과 비용을 함께 나누는 등 사실상 한 항공사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조인트 벤처로 국내를 경유하는 환승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간 스케줄 조정에 따라 환승 시간이 줄어들고, 일원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도 한층 높아져서다.

여기에 올 하반기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전용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개장할 경우 항공 수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아메리칸항공·일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전일본공수의 조인트 벤처로 일본으로 향하는 환승 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유치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최근 델타항공은 인천~애틀란타 노선 신규 취항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는 관련국의 모든 규제 승인과 문서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행될 예정이다. 

새 수익원 확보로 ‘시너지’ 창출 기대

한진그룹이 호텔 및 레저 사업에 이렇듯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항공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것이 수익 확보에 필수적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5월 전체 항공여객수는 전국공항 기준으로 모두 884만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4.1% 늘었지만 국내 대형항공사의 항공여객수는 모두 감소했다. 대한항공이 222만1000 명, 아시아나항공이 154만5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0.3%, 3.5% 줄었다.

이에 반면,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6곳의 여객수는 319만3000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늘어났다

국내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 출혈경쟁 등 우려가 더해지면서 업계는 새 수익원 확보로 본업인 여객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사실상 포화상태로 성장이 정체되면서 신성장동력인 관광과 레저 사업 돌파구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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