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후보자 자질·검증회피 태도 문제삼아…바른, 자료조작 의혹제기
與 "표절의혹 청문회서 가려야, 명예훼손" 한국당-위원장 野野갈등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본질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야가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입씨름을 벌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청문위원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청문회가 열리는 교문위 회의장 앞에서 김상곤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회의장 밖 복도 벽에는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과 근거자료를 명시한 벽보를 부착했다. 청문회장 안에서도 각자의 노트북에 '논문표절을 솔선수범했나', '5대 원칙 훼손', '학위 취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해 임명 반대 의사를 적극 피력했다.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9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교문위원들은 각자의 노트북 뒷면에 '논문표절을 솔선수범했나', '5대 원칙 훼손', '학위 취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해 임명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사진=미디어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은혜 의원은 개의 선언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밖에 저렇게 도배된 건 일방적 주장이다. 논문표절에 관해서도 이것이 표절인지 아닌지를 오늘 청문회를 통해 밝혀야 하는 것"이라며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 소속)에게 철거를 요청했다. 

또한 노트북 피켓시위에 대해서는 "저희도 야당 때 필요한 주장들을 그렇게 붙여놓은 적이 있어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오늘은 인사청문회다. 논문표절도 제가 볼 때는 표절이 아닌 부분을 표절이라고 주장하실 수도 있다"며 유성엽 위원장에게 조치를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 국회 사무처가 판단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벽보를) 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27년간 교수를 했다는 분의 논문 등 연구실적을 요구했더니 석박사 논문 포함 달랑 '5건의 실적만 있다'고 하는데, 본 의원실에서 후보자 명의 논문을 찾은 게 49건"이라며 "본인이 기억도 찾지도 못하는 논문을 인사청문위원이 대신 확인해 주는 주객이 전도된 청문회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찾아낸 49건의 논문 역시 석박사 논문과 복사에 가까운 표절, 중복 게재를 통한 연구실적 부풀리기, 연구비 2중 수령 등의 의혹이 있다"며 검증 회피 목적의 연구실적물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의 소속 한신대학교가 자료제출 요구에 거부하며 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문위 바른정당 간사 김세연 의원은 "교육부의 자료 제출에 대해 부실함이 너무나 크다"며 "시도교육청이나 외부기관들, 타 부처의 경우 오히려 지난 금요일부터 자료를 계속 제출해왔는데 유독 교육부는 1512건의 방대한 자료를 요구했음에도 이미 준비된 자료도 제출하고 있지 않다가 마지막 순간에 한꺼번에 쏟아내는 식으로 해 실질적인 인사청문회 과정을 방해하려는 게 아닌가"라며 위원장의 경고를 요청했다.

아울러 "후보자의 제출 자료 중 조작 시도를 한 의혹이 있다"며 "김 후보자가 참여한 2005년도 광주민주화항쟁 25돌에 즈음한 '반전평화주한미군철수 2005 민중선언' 전문을 저희가 요구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제목만 요구한대로 붙여놓고 내용은 11월에 발표한 APEC정상회담 내용을 담아왔다. 명백한 조작 시도"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선서 전 이어지는 교문위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두 눈을 감은 채 듣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특히 "지금 자료조작에 대해 정치권이 크게 시끄러운데 '남자 이유미 아니냐'는 얘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요구한 자료에 엉터리 본문을 얹어 자료를 제출한 게 국회를 능멸하려는 명백한 의도가 아닌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진상조사와 교육부에 대한 경고를 요청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오늘 여러 위원들이 자료 제출(요구)한 사항들이 다 제출될 때까지 (전체회의) 차수를 변경해서라도 청문회는 하겠다"며 "정부에서도 시간만 미루면서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회의가 그냥 끝날 것이라고 안이하게 판단하지 말라"면서 조속한 자료 보완·제출을 김 후보자 측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의 후보자 선서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나, '선서 후에도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달라'는 염동열 한국당 간사의 요청이 있은 뒤 선서가 이뤄졌다.

선서 후에도 자료제출 요구와 의사진행발언은 계속됐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은 수능 절대평가 정책 검증을 위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5~17년도 수능 영역별 1등급 모의 선출 자료, 주택 구입 자금출처 문제 관련 김 후보자와 장녀간 소득관계를 보기 위한 증빙자료 제출을 후보자가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출가한 딸들의 경우 신상문제를 제출하지 않았고 관계법령상 그런 게 가능하다"고 제출을 거부했고, "수능 관련 자료 제출 요구는 교육부가 판단해서 한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교육부 이진석 대학정책실장 직무대리가 "워낙 민감한 자료"라며 "어느정도 수준까지 공개할 것인가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회적 합의가 뭐가 필요하냐'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 위원장도 "교육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말라"며 "열람이라도 가능하도록 성의를 다 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9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기에 앞서 자유한국당 청문위원 등 관계자들은 교문위 회의장 밖 복도 벽에 김상곤 후보자의 논문표절 의혹과 근거자료를 명시한 벽보를 부착했다. 이는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등의 반발로 국회 사무처에 철거 검토를 요청한 뒤 철거됐다./사진=미디어펜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청문회장 밖 인쇄물을 떼도록 한 유 위원장의 조치에도 불만을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해 야권끼리 갈등을 노출하기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벽보 부착에 대해 "정치적 의사표시로 밖에 게시한 것이고 복도라는 건 회의장 내 질서 유지와 상관이 없는 것"이라며 "(사무처) 규정은 환경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거지 이런 정치적 의사표시를 금한다고까지 해석하는 건 국회 운영을 매우 편파적으로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야당 의원들께 사과해 달라"고 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에 대한 한국당의 벽보에 대해 "판사인가? 왜 청문도 하기 전에 단정적으로 그러나"라며 "이것은 정치적인 주장이 아니라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에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 중 이장우 의원을 거명하며 "제 의사진행 발언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것 보세요”, "말씀 함부로 하지 마세요"라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유 위원장은 "국회의 청사관리규정을 근거로 판단한 결과 철거하기로 했고, 철거를 했다고 들었다"며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원활한 회의 진행을 요청했다. 이어지는 개별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자료 제출을 못하고 있거나 하는 부분을 제게 목록을 제출해 달라"고 정리한 뒤에야 김 후보자의 모두 발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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