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정당 "부적격자 임명강행, 의사일정 참여 무의미"
국민의당에 "입장 분명히 하라" 질타도…당분간 안보 상임위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단독으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자 두 보수야당이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맞서기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국방위원회 등 일부 상임에서 이날 첫발을 떼기 시작한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심사가 다시금 표류하게 됐다. 안전행정위 전체회의도 당일 열렸으나 김상곤 사회부총리 임명에 따라 파행했다.

다만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성공에 따라 국방위와 외교통일위 등 안보 관련 상임위만 비상가동될 전망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가 끝난 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추경안 심의 관련 상임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임명 돼서는 안 되는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에 대한 야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가 '신 부적격 3종세트'라고 명명한, 그중 1번으로 들었던 김 후보자를 임명했다"며 "사회주의자적 선동 역할을 해온 분이 교육부 장관을 맡으면 앞으로 이 교육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개탄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위원장이 의사 일정 협의 없이 민주당·국민의당 두 당만 있는 데서 직권 상정해 통과시켰다"며 "(한국당이 과반 여당이었음에도) 19대 국회에서는 엄두도 안 나던 일을 밝은 대낮에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몸으로 막아야 하는 것인지, 강력 투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며 국민의당을 향해서도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갈 건지, 계속 '여당 2중대' 역할을 할 건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벌써 한두 번 속은 게 아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은 강경한 두 야당과 달리 한발 물러서 있다.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 관련 제보 조작 사태'로 당내가 어수선한 데다 텃밭인 호남 지지율 하락으로 대여 투쟁의 동력도 지지부진하다.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단독으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자 두 보수야당이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맞서기로 했다. 원활한 국회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사진=미디어펜


의총 현장에서 정 원내대표는 당일 오전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모든 국회일정을 진행시키지 않겠다'고 약속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뒤이어 바른정당도 안보 상임위를 제외한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는 야3당이 누차 부적격자라고 지적해 왔다"며 "연구 윤리를 총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심각한 논문 표절을 했고 이념편향성이 강해 교육 중립을 지킬 수 없는 후보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를 임명하면 다른 국회 의사일정에 참가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봐서 일절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 국방·외교통일·정보위는 즉시 소집하기로 하고 그 외 상임위는 일절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야권은 청와대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ㆍ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10일까지 채택해 달라고 이날 재차 국회에 요청한 것도 임명 강행 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의 재요청 시한까지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 직권으로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환노위는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소관 추경안을 상정, 논의한 뒤 예산결산심사소위에 회부했다. 

이와 함께 당초 '심사 협조' 원칙을 견지했던 바른정당의 김영우 의원이 위원장인 국방위도 국방부와 병무청 소관 추경 각각 16억8000만원과 3억1700만원에 대한 심사에 착수한 뒤 예결소위에 회부했으나 이내 심사 작업이 '올스톱'된 것이다. 국방위는 내일(5일) 북한 ICBM 관련 국방부 긴급현안보고를 받기 위한 회의를 연다.

한국당 소속 유재중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안행위는 4당 간사 합의 하에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김 부총리 임명 직후 "상임위를 계속하기 어렵다"는 한국당·바른정당 간사 의원들의 요구로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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