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脫) 원자력발전 정책과 관련 그 부작용과 절차 문제 등을 우려하는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탈원전 주장의 근거가 대부분 과장됐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탈원전 정책 자체가 신중하게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고 전력가격 상승과 전력수급의 불안정성, 원전산업생태계 붕괴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 정책위원회는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급진적 탈원전 정책 바람직한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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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 정책위원회는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급진적 탈원전 정책 바람직한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기조발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기조발제를 맡은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연설과 관련 "(1368명이라고 밝힌)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선 피폭 사망자는 전무하다"고 짚었고, 원전 설계 수명(40년)의 개념에 대해 "설계 당시 보증한 최소 운영기간"이라며 안전 요건을 충족시킨 뒤 연장 가동하는 해외 사례(미국 88기 중 44기)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한규 교수는 ▲국내 원전 중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부합하는 '사고' 사례가 없다는 점 ▲원전 가동과 갑상선암 발병간 상관관계 불명 ▲방사성 물질 방출량 기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 사고의 10분의1 수준이라는 점 ▲신고리 3~6호기는 안정성을 수차례 향상시킨 '3세대 원전'이라는 점 등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탈핵 주창자들의 사실 왜곡을 통해 오도된 여론으로 추진된 탈원전 정책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 토론과 주류 매체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발제에서 "원자력은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한 경제적 에너지"라며 경제성과 함께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저탄소 녹색에너지"라고 친환경성을 강조, "원자력 사용으로 저감된 건 이산화탄소 1억톤과 분진 20만톤, 질소산화물 10만톤, 황산화물 10만톤"이라고 부연했다.
정범진 교수는 또 "문재인 정부가 '높은 가격, 백업 전원 필요성, 간헐적 전력 생산'이라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철저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연료비만 공짜"라고 지적했다. 발전원가를 구성하는 건설비·운영비·연료비를 모두 고려해 비교하면 '원자력 55 : 석탄70 : 풍력 130 : LNG 160 : 태양광 400'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 계약 파기에 따른 배상은 물론 400여개 업체의 공급체인이 붕괴되고, 장기적으로는 전원 믹스가 왜곡되고, 전력 가격이 상승해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전력 수급의 안정성이 저해되며, 원전수출이 불가능해져서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더 나아가 우주와 원자력 분야에서 자주기술 능력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모든 정책은 목표(target), 속도(speed), 경로(path) 3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이라는 '목표'만을 중요하게 다룰 뿐 발전 믹스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수반될 전력가격 인상이 경제에 미칠 충격, 국민의 정책수용성, 기업과 시장의 적응성 등을 감안한 적절한 속도와 경로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따라 투자 및 건설 계획을 수립했거나 이미 건설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따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돼 향후 에너지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궁극적으로 안정적 전력 공급이 저해되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발전을 기존 전력수급에 믹스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가장 중요 사항으로 발전소 거래 자유화 등 '시장의 기능 정상화'를 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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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 정책위원회는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급진적 탈원전 정책 바람직한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미디어펜 |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자력정책연구실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전 유지를, 일부 국가에서는 확대를 추진하는 등 탈원전 정책은 세계적인 경향이 아니다"며 "원전 운영국 31개국 중 탈원전을 공시고하한 나라는 독일, 스위스, 대만, 벨기에 4개국 뿐"이라고 밝혔다.
"파급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와 같이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추진하는 국가는 없다"면서 "에너지 정책 방향선회는 오랜 시간의 검토와 토론, 국민적 합의를 필요로 한다. 실현 가능성도 문제지만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경제적 손실 규모가 어느정도인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현재 집행은 일단 되면 실제 매몰비용 2조6000억원을 날려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 변화에 따른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쓸데없이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세금을 함부로 써선 안 된다는 국가재정법 조항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원자력안전법이 규정한 안전 조항과 심의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된 원전의 건설을 정부의 행정조치로 중지시킨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이 보장한 시장경제원리와 사적 계약에 따라 적법하게 실시되는 공사를 정부가 강제 중단시킬 권한이 있느냐"라며 "헌법재판소 제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왜 북한 탈핵이 아니고 남한 탈핵이냐"고 일갈하기도 했다.
한국당 졸속원전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채익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아마추어적 접근"이라고 비판, "빠른 시간내 신고리 5, 6호기를 방문하는 등 현장방문, 공청회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졸속 원전정책을 견제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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