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야3당의 반대에 직면한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7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판단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여야 4당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추경안을 예결위 전체회의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의장은 전날(6일) 오후 1시30분을 추경안 심사기일로 지정하고, 각 국회 상임위별 예비심사를 마치고 회부하라고 여야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 관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예결위 회부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직권으로 심사기일을 넘긴 추경안을 예결위에 회부할 수 있어, 정 의장은 예고한 대로 이날 오후 추경안을 예결위로 넘기는 것을 승인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 백재현 예결위원장은 10일 오후 전체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정 의장이 이날 추경안을 예결위로 넘기면서 10일에는 추경안이 본격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상정 이후 국회 차원의 심사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야3당 모두 의사일정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3당은 일단 올해 본예산에도 목적예비비 500억원으로 편성된 공무원 증원 예산을 추경 방식(1만2000명·80억원)으로 더 늘리는 데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 중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추경이 국가재정법상 편성 요건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가장 강력하게 견지하면서, 공무원 증원 자체에 반대하며 이 내용이 배제된 뒤에야 추경 심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원칙적으로 심사에는 착수해 해당 내용을 조정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청문회 초기부터 계속된 인사 난맥상에도 청와대의 입장 표명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의 사퇴와 여당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를 협조 조건으로 들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함께 추경 심사를 진행하며 바른정당의 참여를 유인하고 한국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서는 심사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우리당 의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 격앙돼 있기 때문에 여당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어떤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역시 여권을 상대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국회 파행 사태는 야3당 모두 부적격이라 한 김상곤 사회부총리의 임명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하는 송영무, 조대엽 두 후보자 임명도 강행하게 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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