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초반부터 야권의 잇단 자료제출 미비 지적으로 한 차례 중단되는 등 험로를 예고했다.
오전 중 야3당 의원들은 박상기 후보자가 도덕성 검증을 위한 자료를 '의도적으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질타했고, 여당은 '충분히 제출됐다'고 비호했다. 청문회는 오전 첫 1시간 가까이 여야 공방이 오간 끝에 정회했고, 오후 2시30분쯤 속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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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 속 스크린)에 대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초반부터 야권의 잇단 자료제출 미비 지적으로 한 차례 정회됐다가 재개됐다. 청문회는 오전 첫 1시간 가까이 여야 공방이 오간 끝에 정회가 선포됐고, 오후 2시30분쯤에야 속개했다./사진=미디어펜 |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는 본질의가 시작되기도 전 의사진행발언이 잇따랐다. 야권은 박 후보자의 모친이 LH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6억여원의 차익을 남기고 판 것과, 아들이 로스쿨 졸업 후 입사 6개월 만에 전세금 3억원을 마련한 것 등을 위주로 추궁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에 대해 많은 의혹이 있다"며 "의혹 해소에 필요한 핵심적인, 최소한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이 자료에 대해 끝까지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의 전세대금 출처와 증여세 탈루 의혹,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박 후보자 직계 존비속의 부동산 거래내역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사실상 청문회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도 장남의 전세대금 출처, 모친의 서울 강남구 LH아파트 특별공급 배경, 정치자금 제공 현황과 관련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면서 "제출을 안 하면 더 이상 청문회는 무의미하다"고 가세했다.
이용주 의원은 "장남이 사회생활 시작한지 6개월이 안돼서 3억원을 얻었으면 출처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증여세 납부 이력이 없어 탈세와도 연관된다"거나, "모친이 국가유공자로 등록해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등기권리증, 매입계약서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른 후보자들은 정치자금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향후 공직을 수행하면서 정파적 편향성을 살피는 하나의 단초이기 때문에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추가 요청한 자료가 한건도 안 왔다"며 "옛날에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에 항상 왜 자료를 안내냐고 얘기했는데 이번에는 왜 같은 기준과 잣대를 적용 안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 전세자금 출처도 소상히 밝히지 못하면서 법무장관이 되려고 하는 건 정말 문제가 있다"며 "이것은 탈세와 부동산 투기와 관련이 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표방했던 5대 공직자 배제 원칙에 두 가지나 해당하는 사유"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가 제출되기 전까지 청문회를 무기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도 "저희가 의혹을 제기하는 핵심적인 자료에 대해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께서 법사위의 이름으로 법무부에 서면 경고를 해주길 요청 드린다. 핵심적인 자료제출이 안될 시 청문회를 연기해 자료 제출을 받은 뒤 정확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일련의 의혹에 대한 해명자료를 '가족의 사생활'이라며 제출 거부한 것에 대해 "자식이 장관 하겠다는데 자료 안 내놓는 부모가 어디 있나. 아버지가 장관 하겠다는데 사생활 침해라고 자료를 안 내놓을 아들이 어디있나"라며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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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초반부터 야권의 잇단 자료제출 미비 지적으로 한 차례 정회됐다가 재개됐다. 청문회는 오전 첫 1시간 가까이 여야 공방이 오간 끝에 정회가 선포됐고, 오후 2시30분쯤에야 속개했다./사진=미디어펜 |
민주당은 야3당의 정회 요구를 맞받으면서 박 후보자 비호에 나섰다.
백혜련 의원은 "권재진 후보자는 73%만 제출했다. 박 후보자는 79.4% 제출했다. 충분한 자료는 제출됐다"고, 조응천 의원도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학교생활 기록부가 청문회에 왜 필요한 자료인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 의원은 "국민이 보고 싶고, 검찰이 듣고 싶은 것은 박 후보자가 정말 검찰개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구체적인 복안이 무엇인지다"며 "가족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는 부분은 제출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여당 의원들은 "검찰 개혁이라는 국민적 과제 앞에서 법무부 수장이 공석인 상황을 두고볼 수 없다. 우선 질의를 시작하고, 추후 자료를 제출받자"고 입을 모았다.
한편 여야 공방이 약 1시간 이어진 끝에 권성동 법사위원장(한국당 소속)이 4당 간사에게 협의를 요청, 그 결과 오후 2시까지 자료제출을 위해 정회키로 했다.
권성동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의 첫 순서가 도덕성 검증"이라며 "그러나 박 후보자는 자질검증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오후 2시까지 자료를 다시 제출하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청문회는 예정보다 약 30분 늦게 속개돼 박 후보자의 모두발언과 함께 본질의 순서에 들어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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