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부·여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상황에도 여야는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공무원 증원 예산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공무원 1만2000명 증원을 위한 시험비 80억원이 반영된 추경안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드시 7월 내 통과시키겠다는 다짐과 함께 해당 예산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무원을 직접 늘리는 내용을 정면 비판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본예산 예비비 500억원 활용이 우선이라며 추경이라는 방식에 거듭 반대했다. 추경안이 여야 합의를 거쳐 내일(18일) 본회의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촉구하지만 이번 추경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면서도 만성적으로 부족한 필수적인 일자리인 소방관과 경찰, 사회복지서비스 종사자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추경"이라며 "일자리 추경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정부 출범의 최소한의 요구에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당 백혜련 대변인은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추경안의 공무원 증원 예산 문제의 접점을 찾을 수 있나. 양보하실 생각도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현재까지는 그런(양보한다는) 의견이 없다.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
|
|
▲ 정부·여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17일에도 여야는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공무원 증원 예산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추경안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예산안 조정소위 심사를 이틀째 진행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위(사진)는 17일까지 각 부처별 추경안에 대한 세부 심사를 마친 뒤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 본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다만 야당 예결위원들은 '시간을 정해놓지 말고 꼼꼼히 심사하자'는 태도로, 7월 국회 내 처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사진=미디어펜 |
반면 야권은 여전히 공무원 증원예산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상황점검회의에서 "이번 추경에서 공무원 늘리기 예산 80억원은 동의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이라면서 향후 30여년 간 수십조원 예산이 들어가는 공무원을 늘려서 이것을 시급한 일자리 창출인 것처럼 국민을 현혹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벽을 쳤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거론한 향후 '30여년간 수십조원 예산'은 당내 경제통인 김종석 의원이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 제출받은 결과를 근거로 공무원 1만2000명 증원 시 향후 30년간 최소 8조3658억원~최대 23조365억원의 재정부담이 들어간다고 지적한 데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 공약을 "졸속적 인기영합적 정책" 중 하나로 거론하는 한편 "지난 금요일(14일) 추경 심사가 시작됐지만, 거듭 말하는데 공무원 추경은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과 소방공무원 추가 채용을 위한 목적 예비비 500억원은 금년도 예산에 확보됐다. 공무원 추경은 국가재정법 요건에도 반한다"며 "더구나 당장 문 대통령은 5년간 17만4000명을 채용하고 유지해야 하는데 공무원 1명 당 1년에 1억원을 소요한다고 납세자 연맹에서 발표한 바 있다. 30년 가면 522조원 가량의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돼 결단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공무원 일자리의 경우 다 반대하는 게 아니라,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분들과 소방관·가축방역관·재난안전 담당 직역에 있어서는 추가 증원하는 게 좀 필요하다고 저희는 처음부터 공감한다"면서도 "법을 만들어 둘 만큼 국가 예산을 쓰는 기준과 절차가 있다. 법에는 이게 추경에 맞지 않고 본예산에 맞으니 본예산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 6만개 정도는 이번 추경에 반영하는 부분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일부 타협안을 제시했다. 이번 추경안을 '일자리 추경'이라고 명명한 정부·여당의 '체면'을 살려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오전 최고위를 통해서도 공무원 증원예산 반대를 거듭 천명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인건비와 법정부담금을 수반하기 때문에 2018년도 본예산에서 논의해야 한다. 1만2000명의 정년까지 보장되는 이 예산을 국민이 부담하게 되면 총 16조원의 청구서를 국민은 받게 되는데 80억원 추경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건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추경안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예산안 조정소위 심사를 이틀째 진행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까지 각 부처별 추경안에 대한 세부 심사를 마친 뒤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 본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다만 야당 예결위원들은 '시간을 정해놓지 말고 꼼꼼히 심사하자'는 태도로, 7월 국회 내 처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