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봉사는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내서 해야죠. 내 시간 다 쓰고 시간이 남아서 해야지라는 생각으로는 봉사를 할 수 없습니다.”
김성근(53) 한국사진봉사단 회장의 봉사에 대한 정의는 명확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 회장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랑을 기록하고 있다.
미혼모 아이들의 아름다운 얼굴, NGO 단체 활동 등으로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며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3년여 전부터는 한국사진봉사단을 조직해 사랑과 나눔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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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한국사진봉사단 회장(왼쪽)이 미혼모·아기 사진 봉사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근 회장 제공 |
지난 14일 서울 신정동 작업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머릿속으로 봉사를 생각하지만 말고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봉사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실력도 부족한 내가 나가도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거죠. 그런데 현장에 가 보면 사진 봉사를 나왔다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힘을 받는다는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현장에서 같이 봉사를 하면 실력도 늘고, 요령도 생깁니다. 주저하시는 분들께 일단 나와서 경험 해보시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김 회장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미혼모와 그 아기들의 사진이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 속에 50일, 100일, 200일, 돌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나 형편이 어려운 미혼모와 그 아이들은 제대로 된 사진 한 장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제대로 된 돌 사진 등을 촬영하려면 최소 20만원 이상의 경비가 들어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혼모들은 제대로 된 아이 사진을 찍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마트폰으로만 찍는 경우도 있고요. 아빠 없는 엄마와 아이의 사진을 누군가가 대신 찍어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컷 한 컷 찍다보면 보람되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미혼모와 아이들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그들의 마음을 100% 공감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 신정동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준비를 더 철저해서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섣부르게 덤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이 원치 않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 일을 더 활성화 시키고,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대다수 미혼모들은 그늘진 엄마들이에요. 거기서 벽에 부딪혔어요. 이제는 진짜 순수하게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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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한국사진봉사단 회장이 행사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근 회장 제공 |
김 회장은 미혼모 사진 봉사를 펼치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엄마는 대단하지만 특히 요즘 젊은 미혼모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어린 여성들은 미혼모가 되기 싫어서 중절을 선택하고, 위탁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와의 삶은 선택한 그들의 결정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미혼모로서 아이를 기르는 엄마들은 칭찬하고 응원하고, 지원해 줘야한다”며 “그러나 사진 찍으면서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 회장이 봉사를 하는 기준은 뚜렷하다. 미혼모 자녀는 물론, 비영리 단체와 정부기관 행사 등을 찾아 셔터를 누른다. 일부 회사‧단체 등에서 행사 사진을 요청하지만 이런 것들은 언제나 사절이다.
특히 어린이 관련 행사를 하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숟가락 하나 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웃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사진을 통해 사회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양한 사진을 통해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사진은 다큐사진와 예술사진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큐적인 사진을 통해서는 현장에서 계속 봉사를 할 생각이에요. 예술 사진으로는 소통의 폭을 더 넓히고 싶어요. 사진은 감상하는 사람의 자유지만, 이 매개체를 통해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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