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여야는 1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감사원·법제처 업무현안 보고에서 청와대 '캐비닛 문건' 공개와 사본의 특검 이관, 수리온 헬기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 등 관련 현안을 놓고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우선 김외숙 법제처장을 상대로 우선 청와대 캐비닛 문건 공개와 관련해 야당은 불법의 소지가 있다면서 김 처장을 상대로 관련 해석을 요구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이 자료를 특검에 넘기는 것은 일종의 유출"이라며 "유출을 위해 원본이 아닌 사본을 만들어서 공개를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검에 보내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김외숙 처장에게 물었다.
반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도 안 돼 있고 방치돼 있는 상태에서 범죄의 단서로 보여지는 내용이 많아서 공익적 목적으로 수사를 위해 원본이 아닌 사본을 검찰에 넘기는 건엔 문제가 없다"며 행정상 의혹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캐비닛 문건 관련 법적 쟁점에 대해 즉답하는 대신 추후 서면으로 답변하기로 했다.
여당 의원들은 또 수리온 헬기 사업 감사 문제와 관련해 지난 감사에서는 왜 기체 결함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에게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최근 감사에서야 기본적인 안정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데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여야의 추궁이 이어졌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헬기의 기술적 결함이 드러났다면 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감사로 이어져야 하는데 방위사업청에 대해서만 감사를 한 것이 아니냐"며 "KAI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지난 정권이 굉장히 비호해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 회사를 비호하기 위해 많은 애를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춘석 의원은 "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감사원 감사가 핫이슈가 되나"고 지적했다. 황찬현 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KAI 비호 의혹은) 감사 대상은 아니고,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 바도 없다"며 "감사원은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감사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면세점 선정 특혜, 수리온 헬기 사업 등 감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점을 들어 사실상 정치감사가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권이 바뀐 이후에 감사 결과를 발표해서 문제삼고 있다"며 "이전 정권에 대한 인적 청산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황 원장은 "평가는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저희는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공사 중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한국수력원자력에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공사중단 조치를 지시했는데 법적인 근거가 없다. 행정권한 남용이고 불법행위"라며 "이런 공문을 처음 봤다"면서 감사원의 감사 착수를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역시 "30% 공사가 이미 끝났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공사가 중단된다면 이게 법치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황 원장이 "사실관계부터 확인하고 착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하자 윤상직 의원은 "감사원이 인지했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지 왜 꽁무니를 빼나"라고 질타했다.
감사원이 역대 네 번째 감사를 실시키로 한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해서는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4대강 사업 이후 홍수로 인한 예산 투입이 줄었고, 가뭄도 줄었다"며 "무엇을 감사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 지시로 감사를 결정해서 감사의 독립성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원장은 이날 감사원장의 대통령에 대한 수시보고와 관련 "지난해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수시보고를 했다"며 "1년에 2∼3회 대통령에게 수시보고를 하고, 현 정부 들어서는 6월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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