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잘못된 관행 고쳐야 하지만 문제 없는 부분까지 들춰낼 필요 없어"
   
▲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프랜차이즈 업계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관계는 공생관계라며 공정위에게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에 대해서도 "현실과 다르다"면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고쳐질 것"이라면서도 "문제가 없는 부분까지 들춰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공개 강화 ▲가맹점주 협상력 제고 ▲가맹점주 피해방지수단 확충 ▲불공정행위 감시 강화 ▲광역지자치와 협업체계 마련 ▲피해예방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하는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18일 발표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이에 대해 "가맹본부에 대한 이해도 없이 관련 대책을 내놓은 것 같다"며 공정위가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한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갑을 관계' 개선에는 공감하지만 근절 대책이 지나치게 앞서 나간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본부의 고충이나 역할에 대한 부분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가 가맹본부를 관리 및 감독의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가맹본부들이 필수물품 상세내역·마진규모·가맹점 구입비중 등에 대한 정보공개에 가장 반발했다. 가맹본부는 "필수품목과 마진규모 등은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공개가 어렵다"면서 "이익이 발생하는 부분도 상당수가 재투자로 쓰이는데 이 부분은 무시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 강화, 그 중에서도 가맹본부의 물품 구입 강제 관행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보다 가격 협상력이 센 가맹본부가 구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며 "같은 품질일 경우 본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맹점에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가 품질에 이상이 있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물품을 구매·사용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피해방지수단인 '익명 제보센터' 등과 관련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나 불만을 가진 가맹점주의 허위 신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은 공정위의 '근절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가맹점주들은 이번 공정위 대책이 실현되면 중간 유통구조가 축소되고, 본사의 이익률이 공개되면 납품 가격에 낀 거품이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사무국장은 "본사가 마진을 얼마나 가져가는지, 유통구조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대책으로 가맹본부의 갑질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점주는 공정위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불공정거래 신고에 대해 보복 조치를 금지한 것도 긍정적으로 봤다. 한 가맹점주는 "그동안의 문제점에 대해 본사 눈치 안 보고 신고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맹본부의 피해가 가맹점주로 이어질 수 있다", "잘못된 관행은 당연히 고쳐야 하지만 문제가 없는 부분까지 들춰낼 필요는 없다",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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