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6살 소년이 캘리포니아로부터 하와이까지 가는 비행기 랜딩기어 격납 공간에 숨어 비행하면서 고도 1만1500m의 차가운 기온과 산소 부족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구출됐다고 미 연방수사국(FBI)과 항공사 관계자들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FBI의 톰 사이먼 대변인은 이 소년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하와이의 마우이 공항에서 이 소년이 발견된 후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그가 목숨을 부지한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했다.
캘러포니아주 새너제이 공항 보안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에는 이 소년이 담장을 뛰어넘어 하와이 항공 45편 항공기 바퀴 격납 공간에 숨는 장면이 포착됐다.
사이먼은 이 소년이 집에서 가족들과 언쟁을 벌인 후 가출해 비행기에 숨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가 마우이 공항에 착륙한 뒤 격납 공간에서 무사히 뛰어내려 공항을 배회하다 붙잡혔다.
이 비행기는 새너제이로부터 하와이까지 태평양의 절반 가량을 5시간 동안 비행해 가로질렀다.
하와이 항공의 앨리슨 크로일 대변인은 항공사 측은 비행기가 착륙한 후에야 소년의 존재를 알아차렸다며 즉각 공항 보안 시설에 이를 통보했으며 현재 가장 관심사는 소년의 안전 여부로 그가 생명을 유지한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사이먼은 소년이 비행 도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의식이 없어 비행 자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년에 대한 의학 검사를 하고 있지만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그가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년에 대한 기소 조치는 없을 것이지만 청소년 보호소에 통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에서 13살 정도의 소년 한 명이 35분 간 비행기 바퀴 격납 공간에 숨어 비행하고도 살아남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는 매우 짧은 비행시간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여겨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