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개정이나 재협상을 넘어 협정 자체 폐기 여부를 내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한미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은 WP에 "(한미FTA 폐기)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FTA에 조건을 재협상하기 위해 협정에 남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FTA 폐기를 위한 내부 준비는 많이 진척됐으며 공식적인 폐기 절차는 이르면 다음 주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폐기할 경우 양국 간 '무역전쟁'이 촉발되는 것은 물론 대북공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동맹인 한국 양국이 북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 경제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개정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도의 거래를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백악관 고위 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실험, 일본 상공으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점점 더 적대적이 되는 시점에 한국 정부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폐기하고,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어떤 논의도 거부하기로 한다면 양국 간에 무역전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측은 2012년 한미FTA 발효 이후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2배 이상 증가한 점을 지적하며 자동차와 철강, 정보통신 분야의 교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의 즉각 개정 또는 수정 협상을 개시하자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FTA가 양국에 호혜적이었던 만큼 개정 전에 FTA 시행 효과와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에 대한 공동 조사분석 평가를 먼저 하자고 맞선 바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