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로 앞선 9회말, 한승혁 심동섭 박진태 김진우 나와 합작 7실점하며 7-8 역전패
[미디어펜=석명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기적같은 대역전 끝내기 승리를 일궈냈다. 거꾸로 말해, 1위팀 KIA 타이거즈가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KIA는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8회까지 7-1로 앞섰다. 선발투수 헥터가 8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아주고 타선이 필요한 점수를 쌓아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KIA의 불펜진이 9회말 1이닝를 막아내지 못했다. 4명이나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한 명도 똑부러지게 제 몫을 못해내며 합작 7실점, 7-8로 역전 끝내기 패배를 부르고 말았다. 넥센에게는 최고의 '극장 경기'가 됐지만, KIA로서는 다시 떠올리기 싫은 처참한 비극이 됐다.

   
▲ 넥센전 9회 등판해 합작 7실점하며 대역전 끝내기 패배를 부른 KIA 불펜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승혁, 심동섭, 김진우, 박진태. /사진=KIA 타이거즈


9회말, 헥터의 바통을 이어받아 한승혁이 등판했다. 6점 차에서의 등판이니 가볍게 1이닝 정도는 막아내고 경기를 끝내자는 것이 KIA 벤치의 의중이었고, 한승혁도 그런 기분으로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한승혁은 첫 타자 김하성을 볼넷 출루시켜 화근을 만들더니 장영석에게 2루타를 맞았다. 무사 2, 3루로 몰린 한승혁은 고종욱을 1루 땅볼 유도해 아웃카운트 하나와 1실점을 바꿨다. 이어 이택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스코어는 7-3이 됐고 1사 1루가 이어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김기태 감독은 한승혁이 다음 타자 채태인을 맞아 초구 볼을 던지자, 믿음을 거두고 강판시켰다. 그리고 심동섭을 등판시켜 경기를 마무리해주기를 바랐다.

심동섭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심동섭은 까다로운 타자 이정후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2아웃까지 잡아 한숨 돌리는가 했다. 그러나 서건창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점수가 7-5로 좁혀졌고 2사 주자 1, 2루 위기가 계속되자 KIA 벤치는 다급해졌다. 마운드를 다시 박진태로 교체했다. 그런데 박진태는 제구가 전혀 안되며 초이스에게 볼넷을 허용, 다시 만루를 채워줬다.

하는 수 없이 KIA는 아껴뒀던(?) 김진우로 다시 투수교체를 했다.

김진우도 넥센 쪽으로 넘어간 흐름을 끊어내지 못했다. KIA 승리에 필요한 아웃카운트 하나를 해결해주지 못한 것. 김하성과 9구까지 실랑이를 벌이다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 점수가 나오며 7-6으로 한 점 차가 됐다.

그러고도 계속된 만루에서 김진우가 장영석을 맞아 던진 2구째가 바깥쪽 높게 제구됐다. 장영석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고, 중견수 앞으로 가는 안타가 터져나왔다.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으며 넥센의 거짓말같은 8-7 역전 끝내기 승리로 경기는 끝났다.

KIA 덕아웃과 응원석은 충격의 침묵에 빠져들었고, 1이닝 6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KIA 불펜진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5연승을 달려온 KIA는 황당한 역전패로 연승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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