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통시장에 갔다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한참을 해맨 뒤로 차례상을 준비하고 싶어도 주차를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이마트 가양점에서 만난 주 모씨(42)는 전통시장에서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이 저렴하지만 대형마트에 방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장을 보고 집까지 들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비용·시간·편의성 등 주차 관련 사항들을 계산하면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구매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1만7000원으로, 대형마트 대비 최대 30% 가량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가격 차이에도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8월14일부터 9월24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본행사 매출이 지난해 대비 17%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사전 예약 판매 및 본 판매 매출도 지난해 추석 대비 12.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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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 제품 이미지/사진=롯데마트 |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차 문제 외에도 차례상 트렌드의 변화·편의시설 및 쇼핑의 편의성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우선 차례상을 가정간편식(HMR)으로 준비하는 고객이 급증했다.
실제로 SPC삼립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우리쌀로 빚은 송편세트'는 판매 10일 만에 준비한 물량 5000개가 완판됐으며, 이마트 피코크의 흰송편·빈대떡·오색꼬치전·모둠전 등은 2016년 추석 기간 동안 전년 대비 평균 93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종류가 늘어났고, '1+1 행사' 등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정간편식은 재료준비·손질·요리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쉬거나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잡채·전·송편 등의 가정간편식 제품은 3~10분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완성된다.
볼 풀장·미끄럼틀·오락시설 등을 갖춘 키즈카페도 고객들이 대형마트를 찾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대 2시간 가량 이용할 수 있어 장을 보는 동안 아이들을 맡겨두기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품보관소·쇼핑 카트와 배송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으며, 서비스의 질이 높다는 것도 강점으로 지목된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이 모씨(32)는 "전통시장에 갔다가 상인이 반말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대형마트에서는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전통시장에도 카드 사용이 가능한 점포가 늘었지만 여전히 불가능한 곳이 많다"며 "대형마트에서는 삼성페이로도 결제할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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