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에서 펼쳐진 역대급 재건축 수주전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GS건설과 롯데건설이 벼랑 끝 2연전을 예고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차전은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2차전은 서초 한신4지구 수주전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와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조합은 각각 11일과 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두 단지 모두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양자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어느 한 쪽도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로 치닫을 전망이다.

앞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미성‧크로바는 1981년 입주한 미성타운과 1983년 입주한 크로바맨션을 묶어 통합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공사비는 4700억원 규모로,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최고 35층, 1888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가깝고,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지척이다.

롯데건설은 ‘안방’인 잠실에서 각오가 남다르다. 롯데건설에게 미성‧크로바 재건축 수주는 잠실 일대 롯데타운 조성의 연장선이다.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중심으로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등 롯데그룹의 인프라가 주거지역으로 확대되는 대규모 타운화 프로젝트. 이른 바 ‘월드 프로젝트’이다.

지난 27일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GS건설도 미성‧크로바 시공권 확보가 절실하다. 3년여간 공을 들인 반포주공1단지를 놓치며 강남 재건축 맹주의 자리도 위태로워진 상태. 향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강남권 알짜 재건축 수주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명예 회복이 시급하다.

   


미성‧크로바 시공사 선정 후 불과 나흘 뒤 총회를 진행하는 한신4지구는 신반포 8~11·17차 아파트 등 공동주택 7곳(2898가구)과 상가 2곳을 통합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완료 시 최고 35층 아파트 29개 동, 3685가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공사비는 9300억원에 달한다.

한신4지구는 롯데건설 본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다. 롯데건설 입장에서 한신4지구는 반포권에 롯데타운을 형성하기 위한 핵심이다. 롯데건설이 한신4지구를 품을 경우 앞서 수주한 신반포13‧14차와 함께 4300여 가구가 넘는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

GS건설은 서초구 반포동에서 랜드마크로 통하는 ‘반포자이’의 명성을 앞세워 한신4지구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신4지구는 올 연말까지 시공사 선정을 앞둔 재건축 단지 중 규모가 가장 커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 패배의 충격을 덮기에도 안정맞춤이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반에는 방배13구역의 수주전 때처럼 강남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GS건설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롯데건설의 각오가 남다른 만큼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진행된 서초구 방배13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GS건설이 롯데건설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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