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최고봉인 아궁 화산이 조만간 분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이웃 롬복 섬으로 대피하는 주민까지 생겨나고 있다.
1000명이 넘는 주민이 사망한 1963년 마지막 분화 당시의 악몽이 반복될까봐 아예 섬을 떠난 것이다.
2일 인도네시아 누사틍가라바랏 주 재난방지청(BPBD)은 전날까지 발리 섬에서 97가구, 315명의 주민이 롬복 섬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아궁 화산이 위치한 발리 섬 동부 카랑아셈 리젠시(군·郡) 출신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지난달 22일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9.0∼12.0㎞ 지대에 사는 주민을 대피시켜왔다.
아궁 화산의 분화가 임박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아궁 화산 정상의 분화구에서는 현재 수증기로 추정되는 흰 연기가 50∼200m 높이까지 치솟고 있으며, 지하에서는 하루 700∼900차례씩 화산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궁 화산의 화산지진은 지난주 후반부터 다소 빈도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경보단계를 낮출 상황은 아니라고 현지 재난당국은 밝혔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 소속 화산 전문가인 게데 수안티카는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기 위한 통로를 계속 찾고 있다"면서 "분화구 내에 발생한 균열은 이로 인한 압력이 지속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높이 3천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다.
당시에는 상공 20㎞까지 분출물이 치솟는 대폭발이 일어났으며, 1천㎞ 이상 떨어진 수도 자카르타에까지 화산재가 떨어졌다.
아궁 화산 분화구 반경 9.0∼12.0㎞ 이내에 있는 27개 마을의 주민 수는 약 7만명이다.
그러나 지난달 29일까지 피난한 주민의 수는 14만4389명에 달했다. 현지 당국은 굳이 대피할 필요가 없는 주민까지 피난한 것으로 보고 대피구역 바깥 주민들을 귀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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