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전대통령 청와대추방 악역, 보수빅텐트로 신뢰회복 지방선거 대비해야
바른정당 소속 의원 9명이 6일 집단 탈당한 후 자유한국당 복귀를 선언했다.

김무성 김영우 황영철 이종구 김용태 등은 지난해 9월 촛불 탄핵이후 대규모 탈당하면서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 바른정당은 자강파 유승민과 이혜훈 등만 남은 미니정당으로 전락했다. 보수정당의 적통은 한국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복당을 바라보는 보수진영과 국민들은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보수진영을 궤멸시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무성과 유승민등은 민주당 국민의당과 연합해 박전대통령의 탄핵가결을 주도했다. 박전대통령이 명예롭게 임기전 퇴진하겠다고 언급했는데도, 탈당세력은 매몰차게 거절했다. 자신들이 추대한 대통령을 철천지 원수처럼 깔아뭉갰다. 탈당하면서 한국당을 최순실 부역당이라고 비난했다.

성경속 탕자의 아버지는 그가 돌아오자 버선발로 나가 환대했다. 좋은 옷으로 갈아입히고 살진 고기를 잡아 먹였다. 바른정당 복당파에 대해선 그런 환영을 해줄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냉소와 불신감만 가득하다. 씁쓸한 느낌만 준다.  

복당파들의 대의명분은 그럴듯하다. 보수의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문재인정권의 보수정권 불태우기와 정치보복에 맞서는 강력한 보수정당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왼쪽으로 너무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일은 보수정당의 책무일 수밖에 없다.

   
▲ 김무성 김영우 이종구 등 바른정당 9명이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박전대통령 탄핵을 주도한후 보수를 궤멸시킨 것에 대한 자성과 반성부터 한 후 보수빅텐트에 헌신해야 보수지지자들의 신뢰를 얻을 것이다. /연합뉴스
미온적인 북핵해법과 사드배치 혼선, 전시작전권 조기환수, 탈원전 강행, 노조편향적 경제정책, 다음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복지포퓰리즘 등에 대해 상당수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한국당은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 단호한 대북제재와 북핵에 대응한 전술핵보유 등을 지향하고 있다. 문재인정권의 안보와 경제문제에서의 독주와 독선을 견제하는 것은 당면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는 보수의 궤멸과 분열을 최대한 이용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한국당을 소외시키면서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 미교섭단체인 진보정당과 손을 잡고 각종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분열된 보수진영을 감안하면 통합은 시대적 과제다. 문제는 지금의 복당이 올바른 것이냐 하는 점이다. 별다른 명분이나 납득할 만한 이유없이 슬그머니 복당하는 방식으론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김무성등은 박전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내쫓고, 헌재 탄핵인용과 구속 수감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전대통령을 옹호했던 의원들은 그들을 반란군의 수괴라고 비판하고 있다. 외부의 적이 몰려올 때는 단합하는 게 상례다. 김무성등은 내부의 문제를 더욱 부채질해 집안 망하는 것을 부채질했다. 집안을 풍비박산시켜놓고 반성도 없이 복귀하는 것은 국민들의 정치불신만 심화시킨다.

친박 서청원 최경환 등도 박전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했다. 이들도 보수를 폭삭 망하게 하는데 악당역할을 했다. 반란군이나 친위대나 탄핵사태를 촉발하고, 보수의 붕괴를 초래했다.

통합이든 복당이든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김무성류의 복당은 대외명분에도 불구, 차기 총선을 의식한 이기적 목적이 강하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간판으론 총선에서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얄팍한 셈법만 앞서고 있다.

나홀로를 선언한 유승민식 외톨이정치는 보수분열을 장기화할 뿐이다. 유승민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안보만 보수색채를 띨 뿐, 경제와 복지정책은 집권여당 민주당의 사회민주주의정책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를 개혁적 보수라고 치장하는 것에 대해 보수주류는 납득하지 않는다. 보수에 수사를 붙이는 것은 사이비에 불과하다. 보수야말로 끊임없이 개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복당에 앞서 철저한 참회와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 탄핵을 주도하고 보수진영을 궤멸시킨 것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없다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당에 남아서 촛불탄핵의 역경을 극복하고, 대선까지 치러낸 한국당 잔류파과의 신뢰회복을 위해선 최소한의 속죄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무성은 바른정당의 대주주라는 점에서 더욱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 그는 새누리당의 대표를 역임하고, 한때 유력한 대권주자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총선공천과정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와 탈당. 탄핵주도, 보수분열로 인한 대선 패배 등이 그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속죄의식없는 어정쩡한 복당은 그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유승민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외톨이행보로는 미래가 없다.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제휴설등이 나도는 것도 그의 정치적 자산을 갉아먹을 뿐이다. 보수를 언제까지 분열시킬 것인가? 문재인정권의 이이제이의 정치전술에 이용당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보수정당의 통합은 진정성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한국당과 9명의 바른정당 의원 통합으론 아무런 효과가 없다. 내년 1~2월중 보수의 풀을 확대하는 이벤트를 거쳐야 한다. 지방선거전에 새로운 피를 대거 영입해서 보수의 지지기반을 키워야 한다. 보수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

통합보수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자정선언을 해야 한다.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기위한 획기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특권내려놓기를 주도해야 한다. 천막당사의 가나한 정당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의 한국당은 여전히 여당체질을 벗어나지 못했다. 웰빙야당이란 비아냥도 들린다.

보수대통합은 필연적이나 지금의 방식은 아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김무성, 유승민 등 보수의 주주들이 참회와 반성, 자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친박과 반박간에는 건널 수 없는 불신의 간격이 있다.

한국당 잔류파와 복당파간에는 불신을 메우기위한 치열한 정치적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보수의 그루터기를 보존하면서 다시금 무성한 가지와 줄기가 자라게 해야 한다. 이들 주주들은 소중한 거름역할을 해야 한다.

보수가 통합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대로가면 보수는 필패한다. 보수진영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기득권 다 내려놓고 보수재건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