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반영비율 반드시 살펴야
교차지원 가능성 충분히 고려
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은 수능시험 이후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전략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2018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설정‘을 주제로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수능 중위권, 하위권 지원전략을 알아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2018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입시칼럼은 마무리 됩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시길 바랍니다.<편집자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 대학을 설정할 때 각 대학에서 발표한 전년도 입시결과와 이를 근거로 한 분석 자료들을 토대로 하게 된다. 큰 그림에서는 수능 체제의 큰 변화나 모집 군의 이동 같은 특별한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각 대학, 학과에는 해마다 비슷한 성적대의 수험생들이 지원하게 된다는 것과 그에 따른 결과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2018학년도 정시모집은 영어의 절대평가라는 변수의 등장으로 전년도에 비해 당락 예측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자신의 성적이나 수준에 맞춰서 과목별 반영 비율이 유리한 대학을 중심으로 지원 대학을 탐색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수시 모집인원 확대와 영어 절대평가로 합격선 예측이 불확실해졌다는 점에서 보다 안정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비슷한 성적대의 지원자들끼리의 경쟁에서 자신이 보다 유리한 위치가 되기 위해서는 각 대학별 성적 환산방식에서 과목별 가중치가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목별 반영비율에서의 작은 차이가 대학별 점수 환산방식으로의 계산 후에는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는 변별력이 높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지원자들 사이에서의 성적 차이가 매우 근소하기 때문에 과목별 반영비율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중·하위권 대학의 대다수는 국립대와 일부 대학들을 제외하고는 동점자가 많기 때문에 표준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떨어지는 백분위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상위권 대학에 비해서 중하위권 대학은 영역별 반영비율의 영향이 적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중하위권 대학들도 비슷한 성적대의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리기 때문에 성적 활용지표와 상관없이 영역별 반영비율이 유리한 대학을 지원하는 전략이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의 바탕에서 교차지원의 허용여부와 일부 과목의 선택적 반영 등의 요소들을 확인하여 경쟁자들보다 합격의 가능성을 높여줄 방법을 찾는 현명함이 필요하겠다.

학생부 반영비율 따른 유불리 반드시 체크

정시모집에서 학생부의 반영비율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이다. 2018학년도 정시모집도 예외는 아니다.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하는 대학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고, 명목상의 학생부의 반영비율 또한 감소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등급 간의 점수 차를 줄여서 실질반영비율 또한 점점 감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5등급 까지는 학생부 성적으로 인한 변별력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학년, 학기에 관계없이 우수한 과목만을 선택 반영하게끔 하여 지원자들이 보다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는 상위권 주요 대학에만 해당하는 내용이다. 중하위권 대학들은 여전히 학생부 반영을 고집하고 있고, 실질반영비율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수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학생부 성적을 반영한다면 반드시 유불리를 체크해야만 한다.

자신의 학생부 교과 성적이 5등급 이하일 경우에는 수능 100%를 반영하는 대학을 중점적으로 탐색해볼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수능 100% 반영 대학을 중점적으로 탐색하다보면 선택의 범위가 상당히 좁아질 것이다. 학생부 성적 반영방식도 대체로 잘 나온 과목만을 선택해서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계산을 진행해 보아야 한다. 계산과정이 좀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이는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서 비교적 간단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들은 입학처 홈페이지 메뉴에 학생부 성적 계산기를 탑재한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자신의 성적을 입력하면 결과값과 함께 전년도 합격자들의 평균 성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학들도 있다. 만약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이러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면 담임 선생님이나 진학담당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반드시 유불리를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교차지원 가능성 충분히 고려해야

인문계열 기준으로 백분위 85% 수준에서 합격선이 형성되는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건축, 의상 등의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교차지원을 허용하지 않는다. 상당수의 상위권 대학에서 자연계열 수험생의 인문계열 지원은 허용하지만, 인문계열에 비해 자연계열이 기본적으로 합격선이 낮기 때문에 특정 학과를 고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교차지원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교차지원의 상황은 중하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인문계열 수험생이 국어 과목을 망쳤거나, 자연계열 수험생이 수학을 망친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수도권과 지방 사립대학 대다수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영어+사탐’, 자연계열은 ‘수학+영어+과탐’ 이렇게 세 영역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 절대평가로 변별력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각 대학별로 영어 등급을 점수로 환산하여 평가지표에 포함하고 있다.

덕성여대의 경우 일부 과목을 선택하여 반영하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를 중심으로 수학과 사탐 중에서 선택,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를 중심으로 국어와 과탐 중에서 선택하여 더 우수한 과목을 선택하여 반영한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와 삼육대처럼 계열 상관없이 탐구를 중심으로 국어, 수학, 영어 중 상위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이들 대학은 수학의 가형, 나형 지정이 없고, 탐구과목의 선택도 제약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교차지원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상위 과목을 선택하거나 일부 과목을 제외하는 대표적인 수도권 대학으로 강남대, 대진대, 성결대, 안양대, 용인대, 차의과대, 한신대, 협성대 등이 있다. 가천대의 일반전형2는 특이하게 전 영역 중 상위 2영역만을 선택 반영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합격선이 형성되기 때문에 지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교차지원의 경우 계열 연계성이 높은 학과를 포기해야 한다라는 단점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진학 대학의 수준을 보다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통학가능 거리에 위치한 대학을 희망하는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계열이나 전공과 관계없이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입학 후 전과의 가능성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일부 과목만을 선택하여 반영하기 때문에 반영 과목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서 전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에 비해 성적대가 높게 형성된다는 점이다. 또한 지원자격에서 과목별 유형에 따른 제한은 없지만,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경우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모집 요강을 통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반영 방식을 반드시 확인하여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인문계열 학생이 상대적으로 합격 성적대가 낮은 자연계열 학과로의 교차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자연계열에는 의학계열이 존재하고, 수험생의 숫자도 인문계열에 비해 적기 때문에 동일 대학 기준으로 인문계열에 비해 성적 수준이 조금은 낮게 형성된다. 따라서 인문계열 수험생의 교차지원이 허용될 경우 대학의 수준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입학 이후 전과제도를 확인하여 적극 활용해 볼 수 있겠으나, 진학 가능한 대학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자신의 진로 목표와 역량에 견주어 어느 정도 득실이 있을지에 대한 부분도 반드시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마무리하며

일반적으로 수시모집의 경우에도 미등록 충원 등의 이유로 마찬가지겠지만 정시모집의 경우는 더 이상의 추가모집이 없는 관계로 소위 ‘문 닫고 들어가는 것’을 가장 성공적인 지원이라고들 한다. 이는 추가합격을 통해 해당 모집단위의 지원자들 중 가장 낮은 성적으로 턱걸이 입학한 경우를 일컫는 말로, 평균적인 지원가능 점수보다 부족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합격했음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는 이른바 커트라인은 추가합격자의 발생 비율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말은 곧 어느 정도 ‘운’도 따라 줘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당락의 운명이 결정되는 커트라인에 의외로 많은 동점자들이 모여 있거나, 1000점 만점에서 소수점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처럼 치열한 정시 경쟁에서 단 0.1점이라도 쉬이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수능 성적에 크게 여유로움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이 학생부 성적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