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보호 지위'(TPS) 폐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20년 가량 미국에 머물러온 중미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8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TPS 갱신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 제도를 활용해 미국에 체류중인 엘살바도르 출신은 25만여명으로 추정된다.

TPS는 대규모 자연재해·내전 등을 겪은 특정 국가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로, 지난 2001년 대규모 강진 발생으로 피해를 입은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TPS를 활용해 미국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관행적으로 이를 갱신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대상자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폐지한다는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진으로 파괴된 기간시설이 상당 부분 복구됐으며, 국제사회의 지원도 많이 받아왔다"며 "2001년 지진 피해를 이유로 TPS 연장을 정당화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의 TPS는 오는 3월 만료예정으로, 18개월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다른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면 내년 9월까지 미국에서 나가야 한다.

이번 TPS 중단 조치는 수단·아이티·니카라과에 이은 4번째로, 이민자들이 추방되면 본국으로 송금하는 달러화가 끊겨 엘살바도르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번 조치가 악명높은 범죄조직 'M-13' 소탕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미 국토안보부는 이를 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M-13은 1980년대 엘살바도르 내전 당시 탈출한 조직원들을 중심으로 북미 40여개 도시에 1만여명의 조직원을 보유한 갱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