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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멕시코공장 전경. /사진=기아차 제공 |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미국의 북미자유협정(나프타) 탈퇴 위협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계에 엑소더스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이미 피아트크라이슬러와 도요타, 마쓰다 등 글로벌 기업이 미국 공장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어 국내 기업인 기아자동차도 셈법 계산이 분주해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나프타 탈퇴 위협으로 기아차는 나프타 고율관세에 대한 대비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앞서 미국은 자동차의 원산지 규정을 개정하고 미국산 부품 비중을 50%로 늘릴것을 주장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가 반대하자 “조만간 나프타 탈퇴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이에 오는 23일 제6차 나프타 재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탈퇴 가능성이 대두된다.
그동안 멕시코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는 양국이 맺은 나프타로 인해 관세가 붙지 않았지만 재협상이 이뤄지면 최대 35%의 관세가 부과된다. 자동차 부품의 미국산 비율이 높아지면 현지 기업들은 공장을 돌리는 것이 손해다.
미국의 통상 압박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완성차 업계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생산물량의 70% 이상을 북미로 수출하고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엑소더스는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주요 외신에 따르면 FCA가 미국 미시간 주 공장에 10억 달러(1조645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일본 도요타·마쓰다 자동차도 앨라배마 주에 16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신설해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향후 5년 동안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
당초 멕시코 공장 생산량의 80%를 미주 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던 기아차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기아차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1조원을 투자해 연 4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미국으로 차량을 수출할 때 관세가 높아질 경우 판매가격을 올릴 수 없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위기다.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의 하락은 판매 감소를 일으키고 실적 부진으로 직결, 공장의 가동률 하락은 고정비 부담으로 가중되는 점도 기아차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기아차로서는 이미 1조원을 투입한 멕시코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이미 24시간 3교대 풀 가동하고 있는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을 더 높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멕시코에 향후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생산량 감소 등 물량 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는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 취임 직후 미국에 5년간 3조6000억원의 투자를 감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물량(58만9668대) 가운데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이 20만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멕시코 공장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기아차가 향후 미국에 생산공장을 추가로 짓는다고 하더라도 투입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나프타 탈퇴 발언으로 글로벌 업체들이 미국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 사업을 줄이고 미국 사업을 늘리면 기아차도 미국 조지아에 있는 공장 생산능력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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