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 산출 근거를 명확하게 밝히도록 하는 내용의 '중요한 표시·광고 사항 고시' 개정안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과장광고'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은 수익형 부동산 분양 광고를 할 때 수익률 산출 근거와 수익 보장 방법, 기간을 명시토록 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1일 업계에 따르면 확정수익 보장 광고는 수익률을 부풀려지거나 공실 발생 우려 등의 위험이 있는 만큼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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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과천 시내 일대에서 목격된 A오피스텔 분양 홍보 현수막./사진=미디어펜 |
한 예로 경기도 과천에 있는 한 건물에 걸려있는 A오피스텔 분양 광고 현수막에는 '서울역까지 30분대. XX기업 최대 수혜 단지 임대수익률 연 9% 확정’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오피스텔 평균 임대 수익률이 4~5%대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솔깃할 수 있는 문구다.
A오피스텔 분양 홍보관을 직접 찾아 수익률에 대해 물어본 결과 예상 밖의 답이 나왔다. 홍보 문구보다 더 높은 연 11.2%의 수익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봤더니 11%에 가까운 수익률은 '숫자놀음'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수익률은 어떻게 나올까?
오피스텔 분양 홍보업체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은 대부분 대출금을 뺀 실투자금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투자수익률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임대수익을 총 투자비용으로 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분양업체들은 중도금 대출금(분양가의 보통 60~70%)과 이자를 투자비용에서 제외하고 수익률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는 2억1086만원. 중도금 대출은 분양가의 70%인 1억4760만원(대출이자 3.5%)이다.
그리고 임대수익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60만원(80만원×12월)이다. 따라서 이 오피스텔 실제 수익률은 임대수익에서 분양가를 나눈 연 4.5% 정도가 된다.
그런데 이 분양업체는 월세 수입에서 지출 이자를 뺀 443만원 정도를 순이익을 계산하고, 이를 실투자금액(계약금+잔금-부가세)는 나누는 방식으로 11.18%라는 수익률을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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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오피스텔 분양 홍보관의 한 관계자가 계산한 임대 수익률 계산서/사진=미디어펜 |
인근에 있는 다른 오피스텔 홍보관 한 관계자는 "확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광고의 오피스텔 분양광고는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 가능한 수익률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홍보 문구에만 현혹돼 계약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수익률 보장도 믿을 수 없지만 나중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결국 임대료를 더 내려야 하거나 공실로 남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광고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도를 개선했지만 이마저도 단속 조항이 미흡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허위·과대광고에 대해 거래 과정에서 신고가 접수된 때에는 위반사항에 따라 경고 처분을 내리는데, 모든 계약이 완료된 후 수익률 보장에 이상이 생기게 된 때에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허위·과장 광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계약 건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안 된다"면서 "계약이 모두 끝난 뒤 약속했던 보장과 다를 때에만 위반사항으로 판단해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 스스로 인근 시세와 수익률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평균)은 지난해 9월 5.39%에서 11월 5.13%, 12월 5.12%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이고, 올해는 서울 1만2579실과 경기도 3만2729실, 인천 5485실 등 전국적으로 7만3878실이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내리막길을 이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3%대를 기록하기도 했다"면서 "특히 올해 신도시를 포함한 경기도 지역은 물량 과잉이 예상돼 수익률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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