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한솔제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윈제지와의 흡수합병 이후 지종 다각화에 나서면서 매출이 늘어났지만 펄프가 상승과 원화강세에 밀려 영업이익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7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올랐다.
매출 증가 영향은 지난해 3월 완료된 한솔아트윈제지와의 흡수합병 영향이 크다. 한솔제지는 아트윈제지와 합병 이후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특수지(산업용지·특수지)로 사업을 확장중이다.
이를 위해 아트윈제지 신탄진 공장을 감열지 및 인쇄용지 교차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등 시설투자에 485억원을 쏟아부었고, 인쇄용지 부문에서 양사간 시너지가 발휘돼 합병 1년 만에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677억원으로 전년(1222억원) 대비 44.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하락 요인에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펄프가격과 원화 강세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펄프는 제지를 만드는 주요 원자재로 생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값이 내려갈 수록 제지업계에 유리하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펄프가는 줄곧 상승세를 유지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국제펄프 가격은 지난해 2월 톤당 6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가 6월 800달러대를 돌파한 뒤 이날 기준 1000달러를 유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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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펄프 가격은 최근 1년간 상승세를 유지하며 12일 기준 1000달러를 유지중이다./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생산물량의 50~60%를 수출하는 제지업종의 특성상 원화강세에 따른 리스크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달러 가치는 올라가는 '원화약세 달러 강세' 현상이 일어난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1달러를 주고도 더 많은 원화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수출 업종으로선 원화 약세가 달가울 수 밖에 없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80원 초반대로 지난해 1월 1200원선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의 경우 원자재값 상승과 고환율 등 환경적 여건이 컸는데 판가 상승과 인도네시아 펄프 생산업체의 증설 동향으로 이익이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기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펄프 생산업체의 증설 동향을 고려할 때 하반기부터 펄프가의 하락 전환 가능성이 예상된다"면서 "그간의 펄프가 상승을 반영한 판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펄프페이퍼그룹이 연산 200만톤 수준의 신규 증설을 완료해 펄프 가동률이 높아진 만큼 오는 하반기부터는 국제 펄프가가 하락세로 전활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연초까지 펄프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진 만큼 원가 상승분을 제품판가에 적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종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펄프가 강세로 시장이 여의치 않았지만 올해 1분기부터 판가 7% 인상이 예상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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