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韓 철강 수입제품에 54% 고관세 폭탄 발표
강관 수출량 비상…정부·업계, 피해 최소화 방안만 고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미국 상무부가 국내를 포함한 주요 철강 수입국에 최소 54%에 이르는 관세율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혼돈에 빠졌다. 

정부와 관련업계는 설날마저 반납하고 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당분간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란 어려운 상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제 232조에 근거해 철강수입이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인도 등 12개국 철강 수입제품에 최소 54%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모든 국가의 철강 수입제품에 최소 24%의 관세율을 추가로 부과하고, 모든 국가의 대미 철강재 수출량을 2017년의 63%로 제한하는 안건이 담겼다.

사실상 우리 정부의 철강 수입을 제한해 자국 내 철강산업 가동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미국의 철강산업 가동률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74% 수준에 그쳤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로 각 국의 철강 수입률을 전년 대비 37% 줄이면 철강산업 가동률이 8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미국향 철강재 수출량은 354만톤으로 전체 수출의 10.5%를 차지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강관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아 당분간 관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향 주요 수출 품목 중 강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57%(200만톤)로 열연강판 27만톤(7.7%), 중후판 19만톤(5.5%) 등에 비해 의존도가 높다. 수입 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 철강 업계에 미칠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권고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현재 정부와 관련 업계는 이번 발표 직후 설날마저 반납하고 대책마련 수립에 돌입했다. 발표 조치 다음날인 17일 정부와 국내 철강업계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 하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조치로 대미 철강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함께 인식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관련 대응책에 나설 것을 밝혔지만 마땅한 대응책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부는 민관과 함께 미 정부, 의회, 업계 등에 대한 접촉 노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으로 시나리오별로 대미 수출 파급효과에 대해 정밀 분석한 뒤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