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보편화될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자리에도 변화가 닥쳐올 전망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경우 2022년까지 128조원, 2030년까지 최대 460조원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등 약 80만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기술 발전만큼 유연한 일자리를 만드는 구조적 노동 플랫폼 조성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노조 우선주의, 정규직 과보호, 근무형태의 획일화, 연공서열제 등의 노동 시스템으로는 지능화, 융-복합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노동패러다임에 적응할수 없다. 이에 미디어펜은 '일자리 4.0시대'를 맞아 정부와 기업, 근로자들이 고민해야할 노동정책과 제도, 근로형태, 노사관계 등을 심층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퀀텀점프코리아 2020-2부] 새로운 노동패러다임, '비정규직은 악(惡)' 프레임에서 탈피해야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난해 15~29세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9.9%를 기록하고, 일명 '체감실업률'로 불리는 고용보조지표3이 22.7%까지 높아지는 등 청년실업 문제가 악화되는 가운데 파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견근로자는 19만명으로, 지난 2007년 파견 허용 업종을 27에서 32개로 늘린 이후 매년 20만명을 넘나들고 있다.
파견근로는 소위 말하는 '중간착취'가 아니라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근로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파견근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측이 주장하는 고용불안에 대해 개리 베커 전 시카고대 교수는 "고용안정성이 높을수록 해고비용이 증가해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꺼려 결과적으로 고용률이 낮아지고 특히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늦춰 청년실업이 악화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고와 고용이 자유로워지면 근로자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일자리 공급과 이동가능성의 증가로 취업 및 재취업의 문이 넓어진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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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들 고용률/자료=OECD |
실제로 △정규직 보호 완화 △시간제 일자리 확대 △근로자 파견기간 상한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하르츠 개혁'을 실시했던 독일은 실업률 감소와 고용률 증가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2016년 독일의 고용률은 2010년 대비 3.4%포인트증가한 74.7%,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4.1%로 집계됐으며, 청년실업률도 7.1%로 감소했다.
'일자리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은 2003년 제조업을 포함한 전 업종에 파견근로를 가능하도록 하고 근로 기간의 제한을 없애는 등 파견규제를 대폭 완화, 70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허용되지 않은 업종에 대한 파견근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사용하는 국내와 대조된다며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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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노동개혁법안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저임금 논란에 대해서는 강성노조를 비롯한 정규직의 처우가 노동생산성 대비 지나치게 높아서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 중 28위를 기록했으며, 제조업 기준으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노동생산성에도 평균 임금은 9213만원으로, 도요타·폭스바겐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말하고 있으나, 고용불안·저임금 등을 이유로 2007년 개정 이후 10년 넘게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지티브 규제는 신기술 발달 및 산업간 융합 속도가 빨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선택, 일자리 문제를 해소한 유럽국가들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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