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고은 시인(85)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또 다른 성추행 폭로가 나왔다.

박진성 시인(40)은 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이자 방관자"라며 "지난날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증언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박진성 시인에 따르면 2008년 4월 C 대학교에서 주최한 강연회 이후 뒤풀이 자리에서 고은 시인의 성추행이 벌어졌다.

그는 "오후 5시쯤 술기운에 취해서였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고은 시인이 참석자 중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고 팔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며 "당시 20대였던 여성은 고은 시인의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를 목격한 박진성 시인은 자신을 행사에 초대한 K 교수에게 항의했지만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잠자코 있었다고. 그는 "K 교수와 고은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고은 시인은 3명의 여성 앞에서 지퍼를 열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3분 넘게 흔들었고, 자리에 앉아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고 박진성 시인은 전했다.


   
▲ 고은 시인(85)과 그의 성추행을 폭로한 박진성 시인(40). /사진=미디어펜 DB


박진성 시인은 10년이 지난 고은 시인의 성추행 사건을 뒤늦게 폭로한 이유에 대해 "30년 전 격려 차원에서 그랬다는 고은 시인의 변명을 보고 또 한 번 경악했다"면서 "'부끄러울 일 안 했다, 집필을 계속하겠다'는 고은 시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다시 참담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고은 시인을 "이 세계의 왕이자 불가침의 영역이자 신성 그 자체였다"고 표현하며 "고은 시인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며 이를 묵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고은 시인은 지난해 12월 최영미 시인이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를 통해 발표한 시 '괴물'이 뒤늦게 주목받으며 최근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고은 시인은 잇따른 성추행 폭로에도 국내에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으며, 지난 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내 최영미 시인이 "제가 '괴물'에 대해 매체를 통해 한 말과 글은 사실"이라고 반박했고, 이날 박진성 시인의 추가 폭로까지 나왔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