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불투명 혈세 채권단지원 밑빠진독 없애야, 지방선거 정치논리 NO
중견 조선사 성동조선과 STX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있다.

일감부족과 자본잠식에 시달려온 부실조선사들의 구조조정과 정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말기 암덩어리가 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은 8일 성동조선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회생가능성이 없어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STX는 고강도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자력갱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수년째 표류해온 부실조선소 해법이 경제팀장 김부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급류를 타고 있다. 정부가 조기에 구조조정의 키를 잡고 선제적인 해법을 제시했으면 채권단과 국민혈세부담이 줄었을 것이다. 박근혜정권과 문재인정부 모두 조선산업이 갖고 있는 대규모 고용효과와 지역경제 부담등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미뤘다.

성동조선과 STX는 조속히 시장논리에 따라 정리돼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일피일 미루지 말아야 한다. 정상화 가능성이 없으면 퇴출시켜야 한다.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두 조선사는 회생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김동연 부총리가 성동조선과 STX의 법정관리및 자력경생 방향을 밝혔다. 둘다 회생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시장논리에 따라 과감하게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밑빠진 독 물붓기식의 정치적 해법은 자칫 모럴해저드를 부추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첫단추부터 잘못끼었다. 대우조선에 대해 수년간 10조원이 투입됐지만, 자력갱생이나 생존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거제단지의 대규모 고용과 지역경제를 이유로 전정권부터 구조조정을 마냥 미루다 대규모 적자에 따른 국민혈세와 금융기관 자본투입이 투하됐다. 문재인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우조선소를 방문한 것도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정부가 살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희망을 심어줬다.

고용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수십년간 키워온 세계 7대 글로벌선사 한진해운은 단칼에 정리하면서, 대우조선은 국민세금과 채권단 자금투하로 살리려 했다.

조선소도 고용과 지역경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논리에 따라 운명이 결정돼야 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상화나 생사여부가 불확실하면 산소호흡기를 떼야 한다. 부실조선사를 연명시키는 것은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것이요, 채권단 부실채권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부실조선소가 정리돼야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 경각심을 갖게 된다. 부실한 경영을 하면 퇴출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해야 한다. 대우조선처럼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죽이지 못할 것이라는 대마불사신화가 살아나선 안된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철저히 불식시켜야 한다.

조선산업은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선가는 아직 반등하지 않고 있지만, 발주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삼성 현대 대우조선등의 올해 수주는 2년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조선시황이 점진적으로 살아나는 상황에서 좀비 조선사를 과감하게 정리해야 시장질서가 회복된다. 좀비들이 여전히 활개치면 덤핑수주 등 시장질서가 더욱 악화한다.    

성동조선과 STX에 대한 원칙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모럴해저드나 대마불사라는 잘못된 신화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