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대규모 인력충원에 나섰지만 38명을 선발하는 공채에 총 201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계 평균보다 낮은 연봉도 원인이지만 근무처가 전북 전주로 바뀐 것도 큰 이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인력충원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기금운용 전문가 공모를 실시했다. 이번 공채에서는 38명을 선발하는데 2주간 총 201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률이 5.3대 1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은 경쟁률은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1999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한때 기금운용역 공모 경쟁률은 30대 1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최근 3년간 평균 경쟁률을 놓고 봐도 2015년 9대 1, 2016년 6대 1, 2017년 9대 1 수준을 보여왔다.

올해 3월 현재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직 정원은 278명에 달하지만 실제 업무 중인 운용직은 235명 밖에 되지 않는다. 43명이 모자란 상황에서 공채를 시행했지만 그마저도 흥행이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경쟁률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근무자들의 처우 문제가 손꼽힌다. 일단 연봉 수준이 금융투자업계 평균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이미지도 나빠졌다.

결정적으로 국민연금 근무처가 전라북도 전주시로 옮겨가면서 수도권 생활에 익숙한 금융권 인재들이 느끼는 심리적 장벽이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창 일하는 인력들의 경우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하루아침에 전주로 옮겨야 한다는 조건만으로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분석은 국민연금 운용인력 근로자들의 퇴직자 수를 봐도 증명된다. 2014년 9명, 2015년 10명 수준이던 운용인력 퇴직자는 기금운용본부가 전주가 본격적으로 이전한 2016년 30명, 2017년 27명으로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당국은 부랴부랴 운용직에 대한 처우 개선에 나섰다. 전반적인 급여나 복지 수준을 시장 평균(50%)에서 상위 25%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2019년 운용직 인건비를 60억원 추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금액이 확보되면 기본급 10% 인상, 성과급 지급률 인상(현행 18%에서 30%로) 등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7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기본급도 추가 인상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우수한 기금운용인력을 확보, 유지해 나가기 위해 운용직 처우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앞으로 30년, 연금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업무와 여가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강조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처우개선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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