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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
정말 자극적이다. 협동조합 전도사라고 불리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 벽보에 적혀 있는 문구다. 타 후보 벽보들은 정면 샷인 반면 박 후보 벽보는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필자에게 곁에 누가 있냐고 물어보면 비록 결혼 안 하고 혼자 살고 있지만 당연히 엄마, 아빠, 동생, 제부, 사랑스러운 조카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박 후보는 우리가 있다며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우리라는 위험한 인칭대명사
우리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내 가족, 나의 집, 나의 학교보다 우리 가족, 우리 집, 우리 학교라는 말을 즐겨 쓴다. 이 보다 심각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내 남편, 내 마누라보다 우리 남편이나 우리 마누라를 더 자주 쓴다. 꼭 한국이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같은 느낌이 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심지어 미국인에게 가족을 소개할 때 This is our mother. 라며 소개 주고 받고 있는 사람 모두 한 가족처럼 만들어 버린다.
우리 엄마, 우리 엄마를 입에 달고 사니 자연스럽게 our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가끔 외국 친구들로부터 한국 사람들의 our, we의 잦은 사용에 자신이 합류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나보다는 우리라는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한국의 집단주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나보단 우리를 자연스럽게 쓰고 있으니 집단주의 문화가 얼마나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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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새민련 서울시장 후보가 사회적 경제기업인 협동조합, 마을공동체 등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경제공동체는 사실상 집단주의 사회주의적 생활방식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 |
위대한 개인을 짓누르는 집단주의
나를 내세우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고 개인의 재산권 보호에 최대의 가치를 두고 있는 개인주의와 달리 집단주의는 우리를 앞세우며 집단의 화합과 조화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개인주의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가치와 욕구, 목표 등을 성취할 권리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며 개인의 자유와 선택권이 국가, 제도에 의해 제한받거나 통제되면 안 된다.
반면에 집단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집단의 화합과 조화를, 사익보다는 공익을, 개인으로서의 생활보다는 집단 속에서의 생활을 더 중시된다. 그래서 집단주의는 공동체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사회적 의무를 강조하기 때문에 극단적 논리에 따라 집단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전체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집단주의에서는 가족이나 직장 그리고 국가 등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화합과 조합을 강조하며, 개인의 권리와 신념보다는 집단이 요구하는 의무와 규범을 중시한다.
개인의 이익이나 목표보다는 집단의 이익이나 목표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집단을 위해 개인이 손해를 보거나 희생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사회적 경제조직이라 불리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등은 집단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미덕을 최고로 생각하고 있다.
서울을 협동조합도시로 만들려나
박 후보는 오는 2022년까지 서울시 협동조합을 8000개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하고 500억 원 규모의 협동조합기금을 만들어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곳에 지원하고, 협동조합의 공공조달시장 참여도 활성화할 계획을 내 놓았다. 또 마을기업 예산을 활용해 공공성이 강한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협동조합에 최대 2년간 사업비 8,000만원과 단체당 최대 1억 원의 임대보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결과로 서울시는 협동조합의 도시가 되었다. 경쟁력 있는 서울시는 이런 모습일까? 참 의구심이 든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원금을 받은 협동조합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라는 위험한 파워를 얼마나 발휘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