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15주기(8월4일)를 앞두고 현대그룹이 남북 해빙 무드에 반색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정권에서 막혔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으로 인해 대북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로 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 20년째, 중단된 지 10년을 맞았다. 현정은 회장이 진두지휘할 현대그룹과 대북사업의 현황과 미래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아산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의 최대 수혜 기업이다. 현대아산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북한산, 개성 관광 사업권 등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북 사업의 경제적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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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만물상 전경 /사진=현대그룹 |
16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가장 먼저 관광효과를 보게 될 금강산과 개성 관광만 보면 연간 최소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개마고원이나 백두산 등에 이르는 교통 인프라 정비, 호텔 등 건설 사업까지 장기적으로 내다보는 경제효과는 수 천조 규모에 달한다.
현대아산이 집계한 금강산관광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은 10년간 총 1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강산 관광객이 34만명에 달했던 지난 2007년 당시 영업이익(197억원) 등을 고려한 기회비용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사업이 중단된 이후 현대아산 임직원은 1084명에서 150명으로 대폭 줄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단 교역은 2007년 기준으로 북한교역액의 약 15%, 남북교역액의 2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전체 경제규모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북한의 경제규모와 구조를 감안할 때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개성공단 사업의 투자여건이 개선된다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투자와 생산이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개성공단 교역액 비중 또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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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사업 매출과 순이익 추이. |
현대아산이 북한의 아태위(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협의회)와 사업 관련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 대북 투자 규모는 14억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금강산 사업권(4.9억원), 금강산 관광시설(3.8억), 7대 SOC 독점 사업권(5억), 개성공업지구 투자(0.33억) 등이다.
금강산 관광은 사업 초기 당시 연매출 2000억원, 순이익률 6.5%으로 전해졌다. 현재 1단계 개발에 멈춰 있는 이 사업이 2단계 개발까지 확장되면 주변 관광 5개 지구(내금강, 통천, 시중호, 동정호, 원산) 개발도 곧 착수할 수 있게 된다. 현대아산이 투자 대가로 얻어낸 개발 사업권의 유효기간은 30~50년이다.
개성공단 또한 주목되는 사업이다. 현대아산은 지난 2003년 통일부로부터 개성공단 2단계 및 3단계 공단조성 사업부지를 포함, 1900만평에 대한 개발권과 사업권 승인을 받았다. 개성공단 재개 및 확대시 북한경제에서 나타나는 경화수입(임금+기업소득세)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남북 경협이 재개되면 1단계 재가동과 함께 2단계 개발이 진행된다. 남한기업들이 입주하는 곳인 만큼 현대아산, 한국토지공사가 관리하는 등 시장경제적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경우 북한은 개성공단을 시장경제 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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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조성사업 추진계획 /자료=KDI경제정보센터 제공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경협 사업 당시 집계한 북한의 외래관광객수는 40만명, 관광수입은 약 15억달러 정도다. 남북 경협의 가장 큰 효과는 북한의 외화수입 증가, 우리나라 관광업계 발전과 금강산 관광인프라 구축, 고성군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이 꼽힌다.
과거 현대그룹이 투자해놓은 시설을 활용할 경우, 남한 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 수요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서 더욱 큰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투자 또한 기대된다.
현대아산이 2000년 확보한 7대 사업권에는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개성 통천 공단 건설 △경의선 등 남북 철도 연결 △북측 통신 및 인터넷 사업 △전력공급 사업 △통천비행장 건설 △백두산 등 지역 종합 관광산업 △수자원 이용 사업 △임진강 유역 댐 건설 등이 포함됐다.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관광 활성화도 중요하다. 백두산은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데다 10∙4 남북정상선언 합의 사항에 포함돼 있는 사안이다. 백두산 남측에 위치한 개마고원은 풍부한 생태자원을 가지고 있어 국제관광지대 개발로 추진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간 국제관광의 핵심 거점이 확보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백두산은 중국과 북한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북중간의 공동 관광개발의 시범지대 역할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관광지대 조성 이전에 혜산-삼지연 간의 도로, 철도 확충 작업과 삼지연 공항 시설 확충이 필
요하다. 총 사업비는 1.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100km 거리의 혜산-심지연 연결 철도를 만드는 데 3400억원, 80km도로 구축에, 4,360억원, 삼지연 공항 시설 확충에 2,800억원 가량도 투입되야 한다.
다만 양국 정부의 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이 공식 집계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기대효과는 아직 추산하기 이르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북한 개성에 연간 20만 명 선의 관광객을 수용할 1500실 정도의 비즈니스 호텔 4, 5개 정도가 지어질 경우 1500억 원 정도의 인프라 비용이 발생한다. 시설이 확충될 경우 연간 30만명 수준인 관광객 규모가 수백만명으로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경협 사업은 평양-남포지구 개발이다. 평양-남포지역은 북한 최대 경제 구역으로 북한경제 재건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경제 개방을
추진할 경우 외부로부터의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의 조기 안착을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 등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SOC, 물류, 노동력 등 하드웨어적 인프라 구축이 수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금강산 투자기업에 대해 안전을 보장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환경 구축이 요구된다"며 "안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관련 보험가입, 국제적 투자자 유치 등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진훈 산은경제연 북한연구팀장은 "개성을 포함한 북한지역은 현재 저렴한 노동력 외에는 중국 및 동남아 등 경쟁지역에 비해 투자유치를 위한 비교우위 요소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북핵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요소의 불확실성은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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